우리 아이 키 크는 호르몬 작용 원리를 밝혀냈다

      2022.08.11 06:30   수정 : 2022.08.11 06:3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국내 연구진이 아이들의 성장 발육에 관여하는 호르몬이 활성화되는 작용 원리를 밝혀냈다. 이 연구결과는 향후 성장기 아이들이 정상적으로 성장할 수 있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약물이나 치료 개발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기초과학연구원(IBS) 바이오분자 및 세포 구조 연구단 김호민 수석연구원(CI)은 인슐린유사성장인자(IGF) 복합체의 3차원 분자구조를 밝혀냈다.

또한 IGF 복합체의 조립과정과 활성화 메커니즘까지 밝혀냈다.

김호민 CI는 11일 "IGF 삼중복합체의 분자구조와 활성화 메커니즘은 향후 청소년기 성장 관련 연구와 IGF 관련 질환의 진단 및 치료제 개발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IGF는 인슐린과 유사한 분자구조를 가진 호르몬으로, 신체의 유지와 신진대사에 관여한다. 특히 태아 및 소아·청소년기 성장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IGF가 부족하면 느린 성장과 작은 체구, 지연된 발육과 같은 성장기 발달 장애를 일으킨다. 또 성인에게는 골밀도와 근육강도 저하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반면 이 호르몬이 너무 많이 분비되면 거인증이나 말단 비대증을 유발하고 다양한 성인병 위험도를 증가시킨다. 또한 이 호르몬은 인슐린과 함께 혈당을 조절하고 종양이 생기는 일에도 관여한다.

연구진은 IGF 삼중복합체의 3차원 분자구조와 3개의 물질간 상호작용을 초저온투과전자현미경으로 밝혀냈다. 특히, 이 호르몬은 IGFBP에 둘러쌓여 이중복합체를 이루고 있다. 또 이중복합체를 말발굽 모양의 ALS 단백질이 한번 더 감싸는 안정된 구조로 있으면서 호르몬이 체내에서 쉽게 분해되지 않았다.

또한, 다양한 생화학적 실험 방법을 통해 IGF 삼중복합체의 순차적 조립과정과 삼중복합체로부터 IGF가 분리돼 IGF 수용체를 활성화시키는 분자 메커니즘을 규명했다. IGF 삼중복합체에 포함된 IGFBP가 생체 내 단백질 분해 효소에 의해 잘리면, IGFBP의 C-말단이 떨어져나가면서 불안정한 중간 삼중복합체가 형성된다. 이 과정이 IGF가 활성을 나타내게 하는 핵심 과정임을 새롭게 발견했다.

한편, IGF는 다양한 조직의 세포막에 분포하는 IGF 수용체가 작용하게 만들어 세포분열, 세포 증식·분화와 생존을 조절한다. 하지만 IGF는 단독으로는 매우 불안정해 몸속에 머무르는 시간이 10분이 채 되지 않는다. 이 때문에 혈중 IGF의 70% 이상은 체내에서 12시간 이상 머무를 수 있도록 IGF 결합단백질(IGFBP), ALS 단백질과 결합해 안정한 삼중복합체 형태로 존재한다.

IGFBP와 ALS 단백질은 IGF와 결합하는 운반체 역할 뿐만 아니라 IGF의 작용을 조절하는 중요한 기능도 담당한다.
즉, IGF 삼중복합체(IGF1-IGFBP3-ALS)는 몸 안에서 아주 정교하게 조립되고, 필요할때만 작용해 적절하게 성장을 조절한다. 이 때문에 IGF와 이들 결합단백질의 혈중 농도는 성장호르몬결핍증, ALS 결핍증과 같은 성장관련 질환을 평가하는데 검사항목으로도 이용되고 있다.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의 온라인 판에 7월 30일 자로 발표됐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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