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많은 건설사 대표 만난 고용장관 "책임 묻겠다" 경고

[파이낸셜뉴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은 11일 최근 중대재해가 발생한 건설업체 대표들을 만나 "일부 건설사에서 사망사고가 집중되는 것은 경영자, 본사의 노력이 현장을 바꾸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 장관은 이날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주요 건설사 대표들과의 간담회에서 "그동안 건설사에서도 하루에 한 명씩 목숨을 잃는 건설현장을 바꾸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지만 이제는 노력만으로는 부족하고 성과를 보여야 할 때"라며 이 같이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현대건설, 디엘이앤씨, 대우건설, 현대엔지니어링, SK에코플랜트, 계룡건설산업, 한라건설, 화성산업 대표들이 참석했다.

이들 건설사는 모두 올해 들어 노동자 사망사고가 두 차례 이상 발생한 곳이다. 이 중 디엘이앤씨는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3건의 사망사고가 발생한 첫 건설사이기도 하다.

특히 이 장관은 "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과 이행의 목표는 현장을 변화시키는 것"이라며 "현장을 변화시키지 못하는 경영자의 노력은 의미를 찾을 수 없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안전경영에 대한 리더십을 '행동'으로 보여주길 바란다"며 "안전경영에 대한 리더십은 경영 방침을 정하고 게시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되고 구체적인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또 "구호를 외치고 체조를 하고 끝내는 형식적인 아침조회는 바뀌어야 한다"며 "현장소장은 오늘 진행되는 주요 공정이나 작업별로 위험요인은 무엇인지, 안전조치는 무엇인지 확인해 관리자에게 명확한 지시를 해야 한다. 안전관리의 주체는 현장소장과 관리자"라고 강조했다.

현장의 노동자와 관리자, 현장과 본사 간 소통 창구가 제대로 작동해야 한다는 점도 지적했다. 경미한 사고와 하마터면 발생할 뻔했던 사고가 숨김없이 신고되고, 이를 확인·개선하는 것이 안전관리의 기본이기 때문이다.

이 장관은 "기본적인 안전조치 미준수로 인해 발생하는 사망사고에 대해서는 책임을 묻겠다"며 "하청업체 소속 근로자의 사망사고에 대해서도 원청은 모든 책임을 지기 때문에 상생을 당부한다"고 밝혔다.

[e-mail] 김현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