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주도 탄소중립 선봉장… 도심 빌딩 ‘에너지 사용량 총량제’ 적용
2022.08.11 17:58
수정 : 2022.08.11 17:58기사원문
이처럼 '스마트 에너지 도시'를 향한 오세훈 서울시장의 발걸음이 속도를 내고 있다.
11일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시 온실가스 배출량의 68.7%는 건물에서 발생하고 있다. 서울시 전체 건물의 연면적은 2000년 대비 74% 증가했다. 전체 건축물 중 53.3%가 준공 30년이 지났을 정도로 노후화도 뚜렷하다. 이 때문에 2005년 이후 서울 전체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7% 가까이 줄었지만, 건물부문 온실가스 배출량은 전혀 감소하지 않았다. 건물을 대상으로 한 맞춤형 온실가스 관리 시스템의 필요성이 대두되는 이유다.
서울시는 최근 산업통상자원부와 '서울 에너지소비 톱100 건물 에너지 효율혁신' 프로젝트 공동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기존 서울시 소재 대형 건축물에 '에너지 사용량 총량제'를 도입, 에너지 소비 데이터를 분석하고 평가 기준을 마련하는 프로젝트다.
눈에 띄는 점은 역시 기존 산업부에 있던 건물 에너지 사용량 권리 권한이 서울시로 이양되는 부분이다. 산업부는 지자체별 실정에 맞는 목표를 설정하고 실행할 수 있도록 연면적 3000㎡ 이상 중·대형건물에 대한 에너지 사용량 관리 권한을 서울시에 넘기기로 했다. 지역사회 주도의 탄소중립 이행을 위해 건물 에너지 및 온실가스 관리에 대한 권한의 지방정부 이양을 꾸준히 건의해 온 서울시의 노력이 빛을 발했다.
핵심사항은 건물 용도를 12개 유형으로 분류한 뒤, 단위 면적당 배출 허용량을 제시하고 지키도록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서울시는 2017~2019년 온실가스 배출량을 분석해 기준을 마련했고, 시범사업 기간인 2025년까지 15%의 온실가스를 감축하기로 결정했다. 시범사업의 키워드는 '자발적 참여'다. 규제로는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서울시는 우선 민간단체의 자발적 참여를 위해 인센티브를 내걸었다. 저탄소건물 전환 사업비를 무이자로 지원하는 한편, 저탄소 건물 인증제도를 도입해 기업 이미지 제고 효과도 누릴 수 있도록 했다.
효과는 확실했다. 총 15개 기업의 130개 중·대형 건물들이 건물 온실가스 총량제에 참여키로 했다. 삼성과 LG, 롯데와 한화 등 국내 대기업들은 물론, 서강대와 서울대, 연세대 등 국내 주요 대학들도 참여를 희망했다. 서울시가 소유하고 있는 건물 500곳을 포함하면 총 630개 건물이 건물 온실가스 총량제 시범사업에 참여하는 셈이다.
서울시는 시범사업이 종료되는 2025년까지 1만여 곳 이상의 건물이 참여하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jasonchoi@fnnews.com 최재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