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 사업 분할해 자회사 2곳 신설…'협력사 통합' 사업개편
2022.08.13 06:00
수정 : 2022.08.13 08:27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현대차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현대모비스가 부품과 모듈 분야에 각각 자회사 1개를 신설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모비스는 애프터서비스(AS)와 연구개발, 전장 등에 집중하고, 부품 생산 부문은 자회사를 통해 효율화하겠다는 취지다. 일각에선 수익성이 낮아 위탁생산 방식으로 이뤄졌던 생산 부문을 자회사로 편입시켜 불법 파견 논란 등 노사 문제를 선제적으로 해결하기 조치로 보고 있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모비스는 최근 핵심 부품과 모듈 생산을 각각 신설 자회사에 이관하는 분할안을 추진키로 하고 이와 관련해 임원급 대상 설명회를 연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모비스는 이미 관련 조직을 꾸리고 준비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자회사 출범 시기는 이르면 11월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모비스는 부품·모듈 사업의 경우 수익성이 낮은 탓에 진천, 창원공장만 직영으로 운영하고, 나머지는 협력사에 위탁생산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꾸려왔다. 특히 현대모비스는 국내 20여개 협력사에 공장과 생산 설비 등을 임대해왔는데, 이들 중 일부가 현대모비스 직원임을 인정해달라며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 등을 제기하는 등 갈등이 증폭되고 있는 상태다.
상황이 이렇자 현대모비스는 협력사들을 부품·모듈 자회사로 편입하는 방안을 통해 생산 효율성을 높이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 기아 중심에서 다른 완성차로 납품처를 다변화 시키는데도 더 유리하다는 판단이다. 또 협력사들을 자회사로 편입하게 되면 노사 문제에 대해서도 상대적으로 자유로워진다.
현대모비스 산하에는 이미 3개 자회사가 있는데, 차량용 정비 진단기를 생산하는 GIT와 차량용 램프 제조사 현대IHL, 차량용 배터리 생산업체 HGP다. 만약 이 같은 사업 개편이 현실화되면 현대모비스 자회사는 5곳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기존 현대모비스 직원 일부를 자회사로 보내는 인력 재배치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현대모비스의 자회사 신설이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에도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니냐는 업계 안팎의 시각도 있다. 실제 현대차그룹은 2018년 현대모비스를 분할해 현대글로비스와 합병사는 방식으로 지배구조 개편을 꾀했지만,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등의 반대로 무산된 바 있다.
현대차그룹은 현대모비스와 현대차, 기아, 현대제철, 현대글로비스가 서로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순환 출자 고리도 끊어야 한다. 다만 현대모비스 측은 "아직 정해진 사항은 없고, 지배구조 개편과도 무관하다"며 선을 그었다.
cjk@fnnews.com 최종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