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여·청양 폭우에 2명 실종·농경지 침수 등 피해 속출(종합)

      2022.08.14 15:22   수정 : 2022.08.14 15:22기사원문
[집중호우] 부여·청양 폭우에 2명 실종·농경지 침수 등 피해 속출(종합)
충남 도로·사면 유실 시설 피해 18건…200여㏊ 농작물 침수
지난 8일 이후 전국 사망자 14명·실종자 6명…주민 복구 '구슬땀'

하루아침에 진흙 범벅된 가게 하루아침에 진흙 범벅된 가게 (부여=연합뉴스) 이주형 기자 = 14일 오전 수해 피해가 난 충남 부여군 은산면 일대에서 상인들이 가게 앞을 정리하고 있다. 2022.8.14 coolee@yna.co.kr (끝)


(전국종합=연합뉴스) 부여에 시간당 110㎜가 넘는 폭우가 쏟아지는 등 13~14일 충남권에 내린 비로 부여에서 2명이 실종됐고 도로 유실, 산사태, 농경지 침수 등 피해가 잇따랐다.

지난 8일 이후 중부 지방에 내린 집중 호우로 수도권과 강원, 충남에서 모두 14명이 사망하고 6명이 실종됐다.



14일 대전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전날부터 이날 오전 8시 30분까지 충남지역 강수량은 청양 182.5㎜를 비롯해 부여 176.7㎜, 보령 114.7㎜, 세종 전의 58.0㎜, 천안(성거) 53.5㎜, 홍성 53.4㎜, 대전(장동) 34.5㎜ 등이다.

◇ 시간당 110㎜ 이상 쏟아진 부여…트럭과 함께 물길 휩쓸린 2명 실종
부여에는 이날 오전 6시 기준으로 '8월 1시간 최다 강수량'인 110.6㎜가 쏟아졌다.


이는 1995년 8월 24일 내린 시간당 64.5㎜를 넘어선 양이다.

비가 집중된 부여와 청양에서는 2명이 실종된 것을 비롯해 산사태, 농경지 침수 등 피해가 잇따랐다.

충남도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1시 44분께 충남 부여군 은산면 나령리 인근에서 봉고 트럭이 물길에 휩쓸려 떠내려갔다.

이 사고로 트럭에 타고 있던 운전자 A(55)씨와 동승자 1명 등 2명이 실종됐다.

소방 당국 관계자는 "차량이 물에 떠내려갈 것 같다는 운전자의 신고가 들어왔다"며 "신고를 받고 출동했으나 하천 다리 밑에서 차량만 발견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소방 당국은 소방관 220명과 장비 20여 대를 동원해 A씨 등 실종된 2명을 찾기 위한 수색을 하천 주변에서 벌이고 있다.

앞서 오전 0시 30분께는 청양군 장평면에서 수로 작업 중이던 80대가 다쳐 병원으로 이송됐다.

충남 도내에서는 이번 비로 도로·사면 유실 등 18건의 피해가 났고, 농경지 200여㏊가 물에 잠겼다.

하루아침에 진흙 범벅된 가게 하루아침에 진흙 범벅된 가게 (부여=연합뉴스) 이주형 기자 = 14일 오전 수해 피해가 난 충남 부여군 은산면 일대에서 한 상인이 가게 안을 정리하고 있다. 2022.8.14 coolee@yna.co.kr (끝)


충남도에 따르면 논산 은진면과 논산 시내 2곳에서 도로가 침수됐다가 통행이 재개됐으며, 부여 은산과 청양 장평 등 3곳에서 사면이 유실돼 복구작업이 진행 중이다.

보령 청라와 신흑동 등에서 주택 마당 등의 침수가 12건 발생했으며, 대천천 하상주차장에도 물이 차는 등 모두 18건의 시설피해가 발생했다.

청양 남양면과 장평면 낙지리에서는 사면 유실이 발생해 긴급 복구 작업을 벌이고 있다.

충남소방본부는 밤새 인명 구조 1건 2명을 비롯해 안전조치 118건, 배수 지원 26건의 활동을 벌였다.

도로의 경우 이날 오전까지 부여 은산면 소재지 삼거리와 부여 규암에서 청양으로 이어지는 도로, 은산면 백제CC 앞 도로 등 3곳이 통제되고 있다.

청양군 남양면 등 청양에서 4건 35명, 공주 탄천면 15명 등이 밤새 주택가 인근 하천물이 불어 긴급 대피했다가 이날 오전 귀가했다.

폭우로 파손된 청양 도로 폭우로 파손된 청양 도로 (청양=연합뉴스) 충남 청양군에 폭우가 쏟아진 14일 새벽 남양면 온직2리 도로가 심하게 파손돼 있다. 2022.8.14 [독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sw21@yna.co.kr (끝)


농작물 침수 피해는 호우가 집중된 부여와 청양, 보령, 논산, 공주 등지에서 많이 발생했다.

부여군 은산면과 규암면 일대 멜론, 수박, 포도 시설하우스 등 170여 ㏊가 침수됐다.

보령 청라면 등에서도 논 30여㏊에 물이 들어찼으며, 청양의 멜론 비닐하우스 10여㏊와 공주, 논산 등지에서도 비닐하우스 침수 신고가 들어오고 있어 이번 호우로 충남 남부를 중심으로 200여㏊ 이상의 피해를 본 것으로 파악됐다.

◇ 피해 주민 '망연자실'…복구 안간힘
범람한 하천이 남긴 나뭇가지와 진흙 등으로 아수라장이 된 부여 은산면에는 인근 32사단 장병 50여명이 대민 지원을 나와 수해복구에 나섰다. 이들은 청양군 남양면 구룡리 일원에서도 침수된 주택·상가에서 연신 진흙을 걷어내는 등 복구 작업을 지원했다.

쏟아져 내리는 비를 초조하게 지켜보며 뜬눈으로 밤을 지새운 주민들은 하루아침에 못 쓰게 된 생활 터전을 보며 망연자실한 모습이다.

지난 8일 내린 폭우로 옹벽이 무너진 서울 동작구 사당동 극동아파트 등 수도권과 강원에서도 휴일을 잊은 채 복구 작업에 나선 주민과 공무원들이 굵은 땀방울을 흘렸다.

경기 남부지역에서도 복구 작업이 이어졌다.

경기 광주시는 14일 오전부터 공무원 197명, 자원봉사자 117명, 군 장병 90명, 이천시 지원 인력 77명 등 481명을 투입해 피해 복구에 나섰다.

이들은 굴착기 107대, 덤프트럭 64대 등 중장비 174대를 동원해 도로에 쏟아진 토사물을 제거하고, 산사태 현장에서 나온 흙더미를 치우는 등 복구에 안간힘을 썼다.

경기 광주에서 실종된 70대 여성과 강원 원주시 부론면에서 실종된 노부부에 대한 수색이 엿새째 이어졌다.

경기도는 이날 오전 7시 기준 미귀가 이재민 189세대 364명과 단전·단수 등으로 거주지를 떠나 일시 대피 중인 388세대 802명에게 응급구호 세트 1천89개, 취사 구호 세트 115개 등을 지급했다. 아울러 심리회복을 위해 상담사 3명을 지원했다.

원주 실종 노부부 6일째 수색 원주 실종 노부부 6일째 수색 (원주=연합뉴스) 강원 원주시 부론면에서 실종된 노부부 수색 엿새째를 맞은 14일 횡성소방서 의용소방대원들이 실종 추정 지점 인근을 수색하고 있다. 2022.8.14 [횡성소방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conanys@yna.co.kr (끝)


이번 집중호우는 광복절 휴일인 15일에도 이어지겠다.

15~16일 양일간 강수량은 전국 50∼100㎜(경기동부·충청·전북·경북서부에 비가 많이 내리는 곳은 150㎜ 이상), 강원영동·경상동해안 10∼60㎜로 예보됐다.

15일 밤부터 16일 오전까지 정체전선이 위치하는 곳은 강수의 강도가 '시간당 50㎜ 이상'일 것으로 예상된다. 보통 1시간에 30㎜ 이상 비가 오면 이를 집중호우라고 분류한다.

◇ 8일 이후 집중호우로 수도권·강원 등 사망 14명·실종 6명

수해 현장은 아직 수해 현장은 아직 (서울=연합뉴스) 류영석 기자 = 14일 오후 서울 관악구 신사동 일대 수해 피해 복구 현장에 젖은 신발들이 지붕에 놓여 있다. 2022.8.14 ondol@yna.co.kr (끝)


지난 8일 기록적인 집중호우가 시작된 이후 사망·실종자가 20명으로 늘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기준 사망자는 14명(서울 8명, 경기 4명, 강원 2명)이며, 실종자는 6명(경기 2명, 강원 2명, 충남 2명)으로 직전 집계보다 2명 늘었다.

부상자는 26명(서울 2명, 경기 23명, 충남 1명)이다.

이번 집중호우로 서울에서는 서초구에서 4명이 실종된 것으로 보고됐는데 앞서 3명이 숨진 채 발견됐으며 나머지 1명은 오인 신고로 파악됐다.

전체 사유시설 피해는 6천286건으로 늘었으며 공공시설 피해는 906건이다.

특히 주택·상가 침수는 6천205건으로 이 가운데 서울 지역 피해가 2천296건 늘어난 5천749건에 이른다.

또한 도로사면 103건, 하천제방 20건 등의 피해가 있었다.

산사태는 229건 발생했다.

거주지를 떠나 대피한 사람은 7개 시도, 55개 시군구에서 7천480명에 이른다.

골목 메운 수해 흔적 골목 메운 수해 흔적 (서울=연합뉴스) 류영석 기자 = 14일 오후 서울 관악구 신사동 일대 수해 피해 현장에서 환경미화원들이 굴삭기를 이용해 복구 작업을 하고 있다.
2022.8.14 ondol@yna.co.kr (끝)


임시 주거시설 109곳에 2천45가구 4천703명이 머무르고 있으며 나머지는 친척 집 등에서 지내고 있다.

(조성민 김준호 김윤구 이재영 이주형 기자)
kjun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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