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규제개혁으로 기업 신규채용 길 터야

      2022.08.14 18:51   수정 : 2022.08.14 18:51기사원문
삼성전자 등 삼성 계열사들이 내달 초부터 하반기 대졸 신입사원 공채를 시작한다.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I, 삼성전기, 삼성물산 등 주요 계열사 대부분이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국내 4대 그룹 중 공채 제도를 유지하고 있는 곳은 삼성이 유일하다.

삼성은 1957년 국내 처음으로 신입사원 공채를 도입했다. 현대차, SK, LG 등이 삼성에 이어 신규 인력을 공채로 뽑았지만 지금은 대부분 수시채용으로 바꿨다.
삼성의 대규모 신규 채용이 다른 기업들의 채용에 마중물이 됐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삼성은 지난 5월 '민간이 주도하는 경제'를 내건 새 정부 기조에 부응해 대규모 신규채용 계획을 발표했다. 반도체와 바이오 등 핵심사업을 중심으로 5년간 8만명을 신규로 직접 뽑겠다는 내용이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 12일 광복절 복권에 대한 소감으로 "열심히 뛰어서 기업인의 책무와 소임을 다하겠다"면서 "지속적인 투자와 청년일자리 창출로 경제에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5년 만에 사법족쇄에서 풀려난 이 부회장에게 많은 이들이 기대하는 바도 그런 것이다. 신성장 사업을 적극 발굴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우리 경제를 키우면서 청년들에겐 일자리 희망이 돼달라는 것이 국민들의 바람이다.

이 부회장뿐 아니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여러 기업인의 사면·복권 결정에 경영계도 새로운 의지를 다지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앞서 "경제인들의 경영현장 복귀 기회를 준 것을 크게 환영한다"며 "투자와 일자리로 국민들 기대에 부응하겠다"고 밝혔다. 한국경영자총협회도 "경영계가 주도적으로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해 힘쓰겠다"는 입장문을 냈다. 재계의 이런 각오도 적극 실천으로 옮겨져야 할 것이다.

치솟던 물가가 잠시 숨 고르기를 하는 듯한 수치가 나오고 있으나 이 정도로 국민들 생활이 나아질 리 만무하다. 글로벌 공급망 패권싸움은 이제 시작일 뿐이고, 우크라이나 전쟁의 끝도 알 수가 없다. 저성장·고물가, 장기침체의 터널에서 고통은 서민들 몫이다. 일자리 없는 청년들의 낙담과 서러움은 계속 커지고 있다. 청년실업이 개선이 안되면 경제활력은 요원하다.

우리 고용시장은 갈수록 질이 나빠지고 있다. '성장 없는 고용' 수치가 이를 말해준다. 통계청의 지난달 고용동향보고서에 따르면 취업자 수는 전년동월 대비 3% 늘었지만 내용을 보면 실속이 없다. 60세 이상이 늘어난 일자리 절반을 넘게 차지한다. 50대가 그다음으로 많고, 15~29세 청년들 자릿수는 빈약하다.

청년들을 흡수하는 양질의 일자리는 기업들이 얼마큼 뛰느냐에 달렸다. 세계를 누비며 미래 동력을 찾아야 그 길이 열린다. 기업가 정신을 끊임없이 북돋워줘야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 경직된 노동시장이 풀리고 불법 강성노조가 엄단돼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기업 발목 잡는 모래주머니도 빨리 벗겨야 한다. 그런데도 정부는 말만 많고 실천은 더디다.
전방위 노동·규제 개혁으로 뒷받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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