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기술과 만난 예술… 발밑 세상을 들여다보다

      2022.08.15 17:09   수정 : 2022.08.15 18:06기사원문
코로나19 팬데믹은 미술계에 정신적·물리적으로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다. 온라인 콘서트시장을 개척한 가요계처럼 미술계 역시 디지털 기반의 예술 창작 환경 조성이 화두로 떠올랐다. 더불어 인류가 자연을 과도하게 착취했다는 문제의식은 신화나 영혼, 야생에 대한 관심과 함께 자연과 인간의 공생을 모색케 했다.



지난 11일 개막한 아르코미술관 융복합 예술 페스티벌 '땅속 그물 이야기'는 이러한 변화의 물결이 고스란히 반영된 전시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예술과 기술 융합지원' 사업의 일환으로 마련된 이번 전시는 3D 프린팅부터 CGI 필름, 가상현실(VR),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영상과 설치 등 다양한 매체를 아우른다. 전시 역시 온·오프라인 하이브리드 전시로 구현됐다. 국내외에서 활동하는 아티스트와 게스트 큐레이터 등 총 21명이 오프라인 전시 23점과 온라인 전용 작품 7점까지 총 30점을 선보인다.

'미지와 야생'과 '변이 세계' '지하의 정원'로 이름 붙인 오프라인 전시와 온라인 전시 '균사체의 정원'이 관객을 맞는다.
클라라 조의 '디 아니마'는 코로나19 사태로 드러난 글로벌 의료체계를 좇으며 젠더, 인종, 경제가 어떻게 얽혀있는지 살핀다. 모레신 알라야리의 '미지의 것을 보는 그녀:아이샤 콴디샤'는 수조에 몸의 일부가 담긴 아이샤 콴디샤의 3D 프린팅 조각품을 통해 이슬람권에서 가장 경외시하는 정령 중 하나인 강의 정령이자 '여는 자'로 알려진, 낯선 여신을 마주하게 한다.
온라인 가상전시 '균사체의 정원'은 근균 곰팡이의 생장 특징에 따라 구성한 마이크로 세계를 펼쳐보인다.

온라인 가상전시를 기획한 예술가 창작집단 팩의 김윤익 대표는 "코로나19를 거치면서 온라인 전시를 모색하게 됐다"며 "오프라인 작품을 단순 복사해서는 흥미를 끌 수 없기에 온라인용 작품을 새로 만들었으며, 이번 오프라인 전시에 참여한 일부 작가들은 자신의 작품을 온라인에 맞게 새로 만들어 제공, 온라인 전시 뷰잉룸에 전시됐다"고 말했다.
그는 또 "기존에는 디지털 기술에 관심을 집중됐다면 이제는 예술가의 문화적 감수성, 세계관이 중요해지는 시기"라며 "기술과 문화가 어떻게 연결돼 새로운 가치를 만드는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10월 23일까지 아르코미술관.

신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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