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진단 '대못' 뽑고 기대감 '급등'…초기 재건축 단지 오랜만에 '화색'

      2022.08.17 16:58   수정 : 2022.08.17 16:58기사원문
서울 양천구 목동 아파트 단지 모습(자료사진) 2021.2.23/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서울=뉴스1) 박승희 기자 = 정부가 재건축을 더 쉽게 할 수 있도록 안전진단 제도를 손질하겠단 방침을 밝히며 초기 재건축사업 단지들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목동, 노원 등 안전진단 단계에 놓인 단지들을 중심으로 사업 활성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17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수도권에서 재건축을 추진하는 단지(333곳) 가운데 예비안전진단을 포함한 안전진단 단계에 있는 단지는 58곳(서울 33개 단지·경기 25개 단지)으로 총 7만9907가구 규모다.

업계에서는 이들 단지와 함께 준공 30년을 채운 노후 단지들을 중심으로 안전진단 규제 완화 수혜를 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 16일 발표한 '국민 주거안정 실현방안'에서 재건축 안전진단 제도를 개선하겠단 방침을 밝혔다.
안전진단 통과를 어렵게 했던 '구조안전성' 평가 비중을 현행 50%에서 최하 30%로 조정한단 내용이 골자다.

구조안전성은 붕괴 위험을 따지는 지표로, 안전진단 평가 항목 중 가장 충족하기 어려운 요소로 꼽힌다. 지난 2018년 가중치가 20%에서 50%로 상향된 뒤 서울의 안전진단 통과 아파트는 3년간 5곳에 불과하다. 변경 전 통과 건수(56곳)의 10분의 1도 안 된다.

여기에 의무적으로 받아왔던 공공기관 적정성 검토도 지자체 요청 때만 시행하기로 하면서 사실상 폐지된다. 당초 1차 정밀안전진단에서 조건부 재건축인 D등급을 받은 단지는 한국건설기술연구원, 국토안전관리원으로부터 추가 진단을 받아야 했다.

앞서 안전진단에서 발목을 잡혔던 재건축 추진 단지들은 정부 발표로 화색이 돌았다.

양천구 목동신시가지 9·11단지,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선수 기자촌, 강동구 고덕주공 9단지, 노원구 태릉우성아파트 등이 적정성 검토에서 줄줄이 탈락한 바 있다. 대부분 1차 정밀안전진단에서 D등급을 받았다가 적정성 검토에서 C등급을 받으며 고배를 마셨다.

양천구 소재 한 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는 "시기를 잘 탔던 6단지를 제외하고 전부 안전진단에서 사업이 막힌 상태고, 형평성 문제 때문에 6단지도 불이익을 받고 있었다"며 "구조안전성 기준이 낮아지면, 단지 전부가 합격선일 것으로 예상하는 주민들이 많다"고 말했다.

정밀안전진단 전단계인 예비안전진단을 마친 단지들도 기대감이 높다. 경기도 광명 하안주공 아파트는 임대 아파트인 13단지를 제외한 12개 단지가 전부 예비안전진단을 통과했다. 노원구 상계동도 예비안전진단을 완료한 단지가 17곳에 달한다.

노원구 상계동 재건축 추진단지 소유주 A씨는 "안전진단 비용도 적지 않아 규제가 계속되면 어쩌나 걱정이 많았는데, 마음이 놓인다"며 "많은 아파트가 예비안전진단만 통과하고 정밀안전진단은 미뤄두고 있었는데, 이번 정부 발표로 다들 속도를 낼 것 같다"고 전망했다.

다만 구체적인 개선방안이 연내 마련된다는 점에 대해선 아쉽단 반응이 나온다.
국토부는 적용범위와 시행시기에 대해서는 앞으로 시장 상황을 면밀하게 모니터링 한 뒤 공개하기로 했다. 재건축 규제 완화가 부동산 시장 불안을 불러일으킬 수 있단 우려 때문이다.


노원구 상계동 소재 한 부동산 중개업소 대표는 "안전진단 완화는 공약으로도 꾸준히 거론됐는데, 발표가 늦게 나온 데다 실행은 더 늦어진다는 점이 아쉽다"며 "금리 인상으로 부동산 시장이 특히 불안해지진 않을 것으로 보이니, 정부가 더욱 적극적으로 나섰으면 하는 바람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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