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퇴장에 '혁신위 운명'도 논란..안철수 "해체해야" 주호영 "활동 기대"
2022.08.18 16:12
수정 : 2022.08.18 16:12기사원문
당권주자로 분류되는 안철수 의원이 '혁신위 해체'를 주장한 건데, 혁신위가 이 전 대표가 띄운 기구라는 점에서 당내 잡음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
일단 '원톱' 주호영 비상대책위원장은 혁신위 해체 요구에 선을 그었다.
18일 여권에 따르면, 안 의원은 전날 한 언론의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비대위와 함께 혁신위가 병립하는 현실은 이상하고 바람직하지도 않다"며 "위기 상황에서 지도부가 2개고 다른 목소리가 나온다면 최악"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대한민국 정치 역사상 이 둘이 같이 있었던 경우가 있었나. (혁신위원 중) 일부 인원을 (비대위가) 흡수하든지, 비대위의 단독 체제로 가는 게 맞다"며 혁신위 해체를 공개 주장했다.
안 의원은 이날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비대위와 혁신위가 사실 목적은 같다. 그런데 서로 다른 목소리가 나오면 당에 혼란이 많으니 하나로 통일하자는 이야기"라며 거듭 입장을 밝혔다.
이에 혁신위위원장인 최재형 의원을 비롯한 혁신위원들은 즉각 반박했다.
최 의원은 전날 밤 페이스북을 통해 "안철수 의원님, 혁신위를 흔들지 마십시오"라고 실명을 거론해 경고의 메시지를 날렸다. 혁신위 부위원장인 조해진 의원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혁신위원회는 당 지도부가 아니고 비상대책위원회 산하의 당 기구 중 하나일 뿐"이라며 "최고위원회(체제)일 때도 당에 최고위와 혁신위 두 개의 지도부가 있다고 말한 사람은 단 한 사람도 없다"고 꼬집었다.
조 의원은 또 "안 의원은 '비대위와 혁신위가 다른 목소리를 내면 최악'이라고 했는데 혁신위에서 만든 안은 그 자체로는 법적 효력이 없고, 비대위 의결을 거쳐야 당의 공식 입장이 된다. 혁신안의 최종 결정기구는 비대위"라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비대위를 출범시킨 작금의 위기 상황은 우리당이 얼마나 변화와 개혁이 절실한가를 웅변으로 보여주고 있다"며 "그런 상황에서 당 지도부 중 한 분인 안 의원께서 어떤 이유에서든, 어떤 의도나 논리이든 혁신위 해체를 주장했다는 것은 매우 의외고, 실망스러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당 안팎에서는 이 전 대표가 당원권 6개월 정지 처분을 받고 당이 비대위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이준석發(발) 혁신위'가 동력을 잃는 것이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 돼 왔다. 이런 상황에서 안 의원의 '혁신위 해체' 주장이 나오자 당내 여론이 술렁이는 분위기다.
이와 관련, 주호영 비대위원장은 혁신위 활동에 힘을 실었다.
주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첫 비대위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내일(19일) 최재형 당 혁신위원장으로부터 혁신위 활동에 대해 보고를 받도록 돼 있다"며 "저는 비대위와 혁신위가 각각의 역할이 있고 활동 공간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혁신위가 좋은 혁신안을 내면 비대위에서 논의해서 당의 발전에 도움되는 것 같으면 채택을 하는 과정"이라며 "혁신위가 활발히 활동해주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ming@fnnews.com 전민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