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일에 주가 6% 급락한 쏘카..."K유니콘 어쩌나"

      2022.08.22 16:55   수정 : 2022.08.22 16:55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카셰어링(차량공유서비스)업체 쏘카의 주가에 먹구름이 짙게 드리워졌다. 기업공개(IPO) 과정에서 흥행에 실패한 쏘카가 상장일에도 공모가보다 낮은 성적표를 받았다.

■"기대 못미치는 성적" 충격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쏘카는 이날 시초가 대비 1700원(6.07%) 떨어진 2만63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장 초반에는 시초가 근처에서 등락을 반복하며 혼조세를 보였으나 오후 들어 낙폭이 커지면서 시초가 대비 8.75% 하락한 2만5550원까지 밀리기도 했다.

쏘카의 이날 성적표가 충격적인 것은 상장일 종가가 공모가를 하회했기 때문이다.
쏘카는 시초가 2만8000원으로 증시 데뷔전을 치렀다. 공모가 그대로 증시에 입성한 셈이다. 공모가는 희망밴드(3만4000~4만5000원)의 하단에 비해서도 17.6% 낮은 수준이었다.

최종경 흥국증권 연구원은 "다양한 조건을 고려해서 결정한, 주가 가이드라인의 성격을 갖는 것이 공모가 예상밴드인데 쏘카는 공모가마저 하회했다"라며 "굉장히 이례적인 상황이다. 해당 기업에 결코 좋은 그림은 아니다"라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예상 외의 성적"이라고 입을 모았다. 최종경 연구원은 "시장 상황이 좋진 않았지만 기대 이하"라며 당황스러움을 감추지 않았다.

한상화 SK증권 연구원은 "상장 이후 횡보하거나 조금 빠질 수 있다고 예상했지만 첫날부터 이렇게 많이 하락할 줄 몰랐다"며 "예상 매출액과 기업가치를 비교해 보면 시장에서는 SK렌터카나 롯데렌탈 등 렌터카 업체와 다를 게 없다고 평가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또다른 증권사 연구원은 "3·4분기 실적이 중요해졌다"며 "모빌리티 플랫폼 중 연간 기준으로 흑자 전환이 가시화된 유일한 기업이 쏘카인데 3·4분기 실적을 눈으로 확인해야 투자자들의 생각이 바뀔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니콘 디스카운트' 확산
유니콘 1호 상장인 쏘카의 흥행 실패가 줄줄이 대기 중인 다른 유니콘 기업들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내다봤다.

쏘카는 상장 전 기업가치를 1조2000억~1조5000억원 수준으로 평가받았다. 말 그대로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의 비상장기업)'의 상장이었다. 실제로 쏘카는 유니콘 특례상장 1호 기업이다.

그러나 기관 수요예측 등을 거치면서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은 9666억원 가량으로 1조원을 밑돌았다. 여기에 상장일에 공모가 대비 6%대 하락률을 보이면서 8600억원대로 떨어졌다.

익명을 요구한 한 애널리스트는 "쏘카가 실험대상, 희생양이 된 것"이라며 "기관투자자들도 쏘카의 상장 성적표를 보고 이후에 상장하는 유니콘들을 재평가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그는 "이전에는 혁신기업에 대한 프리미엄이 붙었으나 이제는 제대로 실적을 내지 못하는 혁신기업에 대해서는 '디스카운트'가 들어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올해 상장이 예상됐던 컬리도 기대했던 몸값을 제대로 받지 못할 가능성이 커졌다.
투자 수요가 위축되면서 4조원 안팎으로 예상됐던 컬리의 몸값은 절반 수준인 2조원으로 떨어졌다.

최 연구원은 "상장 일정은 회사의 의지에 달린 것이기 때문에 상장 일정까지는 예상할 수 없다"면서도 "쏘카라는 선례가 생겨 눈을 낮출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한 연구원도 "지금과 같은 매크로(거시경제) 환경에서는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원하는 공모가를 받지 못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전망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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