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춰있지만 살아있다… 서효숙 초대전 '빛이 그리다'
2022.08.22 17:01
수정 : 2022.08.22 18:09기사원문
서울 종로구 돈화문로에 위치한 돈화문갤러리는 24일부터 9월 8일까지 '서효숙 초대전'을 연다. 서 작가는 1985년 서울대 미술대학 서양화과를 졸업하고 3년 뒤 같은 대학의 대학원에서 서양화를 전공했다. 지난 1989년 서울 윤갤러리를 시작으로 현재까지 18회 이상의 개인전을 진행하고 다수의 아트페어, 해외전시, 단체전 및 기획전에 참가했다.
서 작가는 수십년의 시간동안 일관되게 꽃잎과 빛과 생명을 주제로 다양한 시도를 해왔다. 이번 전시의 주제는 '빛이 그리다'로 원색의 꽃잎 위를 비추는 햇빛이 보여주는 생명의 기운을 표현한다. 우리가 꽃으로부터 아름다움을 느끼는 것은 조화로운 꽃의 형태와 함께 그것이 갖고 있는 색감 때문이다.
서 작가는 다양한 색을 통해 세상에는 언어가 규정하는 7가지로 표현할 수 없는 다양한 색이 존재함을 알려주는듯 하다. 서 작가는 꽃의 모티브를 확장시켜 빛과 생명을 표현해 왔다. 작품의 모티브는 꽃에서 나무, 생명을 상징하는 사물로 확대되어가기도 했다. 모티브의 확장과 함께 하나의 화면을 두 개로 나눠 멀리서 관조적으로 보기도 하고 미시적으로 대상을 확대해 보기도 하는 이중적 시각을 한 화면에 담았다.
빛은 꽃에 색을 주기도 하지만 세상 모든 식물과 동물을 키워내는 근원적인 생명의 에너지다. 서 작가는 초기 작품에서 강렬한 노란 색의 꽃들로 생기와 활력이 충만한 화면을 구성했다면, 이번 전시는 한지 위에 스며드는 푸른색을 통해 작가의 사유가 숙성됨에 따라 삶의 현상 너머 본질을 꿰뚫어보는 성숙하고 안정된 시각을 보여준다. 그리고 그 시각은 여전히 생기와 활력을 바탕으로 한다.
서 작가는 "식물에 움직임이 없지만 생명의 기운으로 충만해 있음을 발견하게 되면서 시각적으로 극도로 가까이 접근하거나 빛의 뒤쪽으로 후퇴하는 방식으로 시각적 탐색의 작업을 보여주고자 했다"며 "이를 통해 살아있음에 대한 의미를 읽어내는 존재론적 질문을 던지고 싶었다"고 설명한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