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접 늦은 청년 "뇌졸중 1급 노인, 내차 택시인 줄…모셔다 드리느라"

      2022.08.24 04:11   수정 : 2022.08.24 15:45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한 청년이 자신의 차를 택시로 착각하고 탄 뇌졸중 노인을 집까지 데려주느라 면접에 늦었다는 사연이 전해져 감동을 안겼다.

22일 유튜브 채널 '한문철TV'에는 '면접관님, 이 영상 좀 봐주세요. 제가 면접날 늦은 이유'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영상에 따르면 제보자 A씨는 지난 11일 오후 2시께 경기 용인시에서 차를 몰고 면접을 보러 가던 중 신호 대기를 위해 잠시 차량을 세웠다.

당시 횡단보도 인도에는 한 노인이 서있었는데 갑자기 멈춰있던 그의 차량에 올라탔다. 택시로 착각한 것으로 추정된다.


블랙박스 영상에는 당황한 A씨가 "어르신, 택시가 아닌데"라고 말하는 모습이 담겼다. A씨는 노인에게 상황을 설명하려고 했지만 할아버지는 잘 알아듣지 못했다.

녹색 신호등이 켜지자 일단 A씨는 차량을 출발시킨 뒤 노인에게 목적지를 재차 물었다. 할아버지는 한의원, 슈퍼마켓 등으로 가줄 것을 요구했으나 이곳들의 주소를 정확히 알고 있지 않았다.

이후 A씨가 "댁이 어딘지 정확히 말씀해주시면 모셔다드리겠다"고 하자 노인은 차고 있던 목걸이를 보여줬다. 목걸이에는 '뇌졸중 1급 환자'라는 정보와 함께 집으로 추정되는 주소가 적혀 있었다. 이후 A씨는 노인을 해당 주소에 데려다 준 뒤 노인이 집까지 들어가는 모습을 보고 다시 면접 장소로 출발했다.

A씨는 "결국 면접에 30분 늦었다며 면접관님이 '시간 준수를 부탁드렸는데 늦으셨네요'라며 인상을 찌푸렸다"라고 전했다. 이어 "당연히 제가 자초한 일이니 핑계라고 생각하지만 몸이 아프신 분을 보니 차마 모른 척할 수가 없었다고 면접관님께 말했다"며 "다행히 면접관님이 이해해주셔서 늦었지만 면접을 볼 수 있었다"고 밝혔다.


누리꾼들은 "좋은 결과 있기를 진심으로 응원한다", "채용이 아니더라도 다른 걸로 꼭 보답 받을 것", "분명 당황스럽고 화도 날 만한 상황인데 정말 멋지고 신사적이게 대처했다", "이런 인성을 가진 분은 뽑아도 후회 없다"라는 등 입 모아 칭찬했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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