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약에 갈라진 민심…1기 신도시 "뭉치자" vs 네티즌은 "서울부터"

      2022.08.25 08:00   수정 : 2022.08.25 11:03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1기 신도시 재건축 마스터플랜을 두고 민심이 갈리지고 있다.

1기 신도시 주민들은 신도시간 단합을 통해 빠른 추진을 촉구하고 나선 반면, 네티즌들은 40~50년 된 아파트들이 즐비한 서울이 먼저라는 주장으로 맞서고 있다. 전문가들은 결국 선거 국면에서 나온 공약으로 갈등이 불거진 만큼, 여야가 정비사업 활성화에 협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1기 신도시 주민들 '부글부글'

25일 1기 신도시 재건축 마스터플랜을 놓고 주민들이 항의 집회를 여는 등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1기 신도시 주민들은 '1기 신도시 재건축 공약 이행 촉구 시민연대(가칭)'을 결성했다.
1기 신도시인 경기도 분당, 평촌, 일산, 산본, 중동 재건축 연합간 단합해 1기 신도시 특별법 공약 이행을 촉구하기 위한 취지다. 시민연대는 분당·일산·산본·평촌·중동 등 5개 신도시 주민들로 구성됐다. 연대는 결성한 지 하루만에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에 1300명이 넘는 주민들이 몰렸다.

시민연대는 정부의 신속한 재정비를 촉구하기 위해 분당과 일산에서 받았던 5000명분의 서명과 함께 1기 신도시 주민들의 청원을 추가로 모아 9월 초 대통령실과 국토부에 전달할 계획이다. 이들은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취임 100일을 맞아 연 기자간담회에서 "마스터플랜 일정을 최대한 앞당기겠다"고 말한 것에도 불만을 표하고 있다.

평촌신도시의 한 주민은 "서울 여의도도 통개발한다고 계획을 세우다 결국 모든 단지들의 재건축이 막히는 결과가 발생해 50년이 된 지금도 재건축을 못하고 있다"며 "대통령 공약에 마스터플랜 수립이 오래 걸린다고 설명하지도 않았고, 8·16대책에서도 안전진단과 재건축 부담금 완화 가이드라인이 부실해 개별 재건축에 대한 길도 아직 막혀있다"고 비판했다.

분당신도시의 또 다른 주민은 "1기 신도시 재건축을 하면 규모가 작은 3기 신도시 3~4곳 이상의 물량 공급이 가능하다"며 "이미 계획도시로 설계된 1기 신도시의 인프라가 완성돼 있는데, 이를 재창조한다는 개념도 이해가 되질 않는다"고 지적했다.

서울 주민은 "50년 넘은 시범, 은마도 있는데.."


반면 1기 신도시 재건축을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보는 시각도 여전하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집값을 올리기 위한 집단행동으로 치부하기도 했다.

한 네티즌은 "여의도 시범아파트와 대치동 은마아파트 등 40~50년이 넘은 아파트들은 붕괴 위험에 등떠밀려 재건축을 원하고 있는 반면, 이제 막 30년 재건축 연한이 된 1기 신도시는 아직 쌩쌩하다"며 "대통령의 1기 신도시 재건축 공약을 믿고 집을 산 투기꾼들이 재건축 공약을 이행하라고 집단행동을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1기 신도시 네티즌들은 "대통령 공약이 아니었으면 어차피 단지별 재건축을 모색했겠지만, 공약을 내세운 만큼 그걸 이행하라는 것"이라며 "서울과 다른 지역 역시 1기 신도시와 누가 더 빨리 하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재건축을 병행하면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통상 5년 걸리는 마스터플랜 수립을 1년 반 만에 한다는 부분 때문에 특혜라는 말이 나오고 있지만, 시간이 걸리더라도 1기 신도시 주민들에게는 계획적인 개발이 도움이 될 것"이라며 "이 같은 국민 갈등은 결국 선거 국면에서 공약으로 제시되며 지역적 형평성과 차별 논란이 불거진 만큼, 여권과 야권 모두 힘을 합쳐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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