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매의발톱 안꺾였다.. '세번째 자이언트스텝' 밟을 준비

      2022.08.26 05:00   수정 : 2022.08.26 05: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경제 및 금리 전망의 단서를 알려줄 '잭슨홀 회의'가 25일(현지시간) 개막한다. 금융시장에서는 26일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연설에 주목하며 연준이 계속해서 금리 인상과 통화 긴축을 주장하는 '매파' 노선을 따른다고 내다봤다.

다만 일부에서는 연설 이후 연준 정책에 불확실성이 걷히면 현재 달러를 사 모으던 투자자들이 달러를 대량 매도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인플레와의 싸움.. '매파' 기조 유지할 듯

연준 산하 캔자스시티 연방은행이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개최하는 연례 경제 심포지엄인 잭슨홀 회의는 25~27일 진행된다.
파월은 한국시간으로 26일 오후 11시에 미 경제 전망을 주제로 연설한다. 연준은 올해 들어 물가 상승(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4차례 인상을 단행해 현재 기준 금리를 2.25~2.5% 수준까지 올렸다. 미국의 금리를 결정할 다음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는 9월 20~21일 열린다. 파월은 지난 7월 FOMC 회의를 마친 뒤 “언젠가는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추는 것이 적절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투자자들은 파월이 이번 연설에서 다시금 금리 인상을 강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달 17일 공개된 7월 FOMC 회의 의사록을 살펴보면 회의에 참여한 위원들은 아직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찍었다는 증거를 확인하지 못했다며 당분간 공격적인 금리 인상을 예고했다.

영국 트웬티포자산운용의 데이비드 노리스 미국 신용 대표는 CNN을 통해 "내 생각에 파월은 이번 연설에서 금리 인상을 통해 인플레이션과 싸우겠다는 기존 어조를 유지하고 연준이 다시 금리를 내린다는 시장의 기대를 무마시키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파월이 시장을 놀라게 하지는 않을 것이다"고 설명했다.

과거 연준에서 이사를 지냈던 랜달 크로즈너 미 시카고대 부스경영대학원 교수는 "투자자들은 파월이 인플레이션과 계속 싸우겠다는 발언을 하길 기대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동시에 내년에는 긴축 기조를 뒤집을 수 있다는 자신감을 원하겠지만 그런 연설을 듣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추정했다. 크로즈너는 연준이 금리를 최대한 빨리 올려 궁극적으로 금리를 너무 높이지 않고 인플레이션 흐름을 뒤집길 원한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러한 경우라면 심각한 경기 침체를 피할 수 있겠지만 연준의 뜻대로 된다는 보장은 없다"고 설명했다.

9월 미 기준금리 '0.75%p 인상'에 무게

연준은 지난 6~7월에 각각 0.75%p씩 금리를 올리는 이른바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했다. 시장에서는 9월 인상폭을 두고 여전히 이견이 많다. 우선 0.5%p 인상설을 주장하는 쪽에서는 지난 7월 미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전년 동월대비 8.5%로 전월(9.1%) 및 예상치(8.7%)를 밑돌았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달 영국 언론에서 전 세계 94명의 이코노미스트를 상대로 설문조사한 결과 대부분이 9월 FOMC 회의에서 0.5%p 금리인상을 예상했다. 94명 중 18명만이 0.75%p 금리인상을 예상했다.

반대로 미 투자은행 JP모간체이스는 연준이 다음달 FOMC 회의에서도 0.75%p 인상에 나설 것이라며 해당 회의가 연준이 대규모 금리 인상으로 시장에 충격을 주는 마지막 달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연준 산하 미니애폴리스 연방은행의 닐 카시라기 총재는 23일 발표에서 "물가상승률이 8~9%일 때 기대 인플레이션이 (목표에서) 벗어날 위험이 있다"며 "그렇게 되면 연준은 균형을 회복하기 위해 매우 공격적인 금리 인상에 나서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인플레이션률이 높은 상황에서, 연준 목표인 2%로 내려가고 있다는 확실한 증거를 봐야 완화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미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서 제공하는 시장분석도구인 페드워치로 미 기준금리 선물 거래인들의 매매형태를 분석한 결과 연준의 0.75%p 인상 가능성은 24일 기준으로 58%였다. 이는 전날보다 5%p, 1개월 전보다 17.7%p 오른 수치다. 반면 0.5%p 인상을 예상하는 비율은 42%였으며 전날보다 5%p, 1개월 전보다 11.1%p 감소했다.

불확실성 해소땐 '달러 강세' 꺾일수도

아울러 시장에서는 잭슨홀 회의 이후 달러의 방향에 주목하고 있다.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의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지수는 미국 시간으로 25일 오전 1시 기준으로 108.26까지 올라 20년만에 최고치였던 지난달 14일 기록(109.29)에 가까워졌다. 이는 시장에서 연준의 금리 인상과 그에 따른 달러 가치 상승을 기대한다는 의미다. 이와 관련해 일부 전문가들은 파월이 26일 연설에서 금리 인상에 따른 경제 침체 가능성을 언급할 경우 달러 매도가 쏟아진다고 예상했다. 미 컨설팅 업체 반노크번글로벌포렉스의 마크 챈들러 수석 시장전략가는 "시장이 FOMC 회의 의사록을 받아들이는 형태를 보면 연준의 방향을 통화 완화(비둘기파)에 가깝게 해석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달러 가치는 파월의 연설 직전까지 계속 강세를 보이다가 파월의 연설 이후 그의 발언을 비둘기파에 가깝게 해석하는 버릇이 나타나면서 떨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투자자들은 파월의 연설 이후 불확실성이 해소된다고 내다봤다. 동시에 미 경제가 침체에 가까워졌다는 신호가 증폭됐다는 의견도 있다. 미 경제매체 CNBC는 24일 보도에서 지난달 미국 주택 가격이 3년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며 금리 인상으로 부동산 수요가 약해졌다고 진단했다. 미 상무부도 7월 내구재 수주 실적이 전월 수치에서 변화가 없는 2735억달러(약 365조원)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월가 전문가 예상치 평균(1.0% 증가)을 밑도는 수준이다. 내구재 수주는 3월부터 4개월 늘어난 후 7월 들어 증가세가 멈췄다.
6월에는 내구재 수주가 전월보다 2.2% 증가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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