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개월 앞으로 다가온 中 '시진핑 3기' 어떻게 바뀌나?

      2022.08.25 16:53   수정 : 2022.08.25 16:55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중국의 차기 지도자를 결정하는 제20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 대회)가 약 2개월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그의 경제, 기술 정책 방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시진핑의 1인 독재 여부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렸지만 한 목소리로 그가 기존 정책을 유지한다고 내다봤다.

25일 최종현 학술원이 주최한 ‘시진핑 체제와 경제·기술 위기’ 웹 세미나에 참석한 석학들은 시진핑 체제의 미래에 대해 엇갈리는 의견을 주고받았다.

시진핑은 현재 국가 원수로서 ‘국가주석’이라는 칭호와 동시에 공산당의 1인자인 ‘공산당 중앙위원회 총서기’, 중국 인민해방군의 지도자라는 의미에서 ‘공산당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을 겸하고 있다.

이러한 직위를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자리는 공산당의 총서기다.
공산당은 1945년 마오쩌둥 시대부터 중앙위원회 주석 직위를 만들었으나 1982년 후야오방을 마지막으로 주석 자리를 폐지했다. 이후 중앙위원회의 1인자는 총서기 직함으로 활동하고 있다. 앞서 중국의 총서기들은 대부분 1차례 연임으로 약 10년간 집권한 뒤 물러났다. 시진핑이 전임자들을 따른다면 2012년 집권, 2017년 연임을 거쳐 이번 당대회에서 물러나야 한다. 그는 앞서 2018년 3연임 제한을 폐지해 총서기 최초로 올해 당 대회를 통해 3연임 도전을 예고했다. 이를 두고 중국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시진핑이 중국의 집단 지도체제를 무너뜨리고 1인 독재를 추진한다는 우려가 흘러나왔다.

이와 관련해 조영남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25일 발표에서 시진핑이 임기 동안 다른 공산당 엘리트들의 인정을 받아 움직였으며 1인 독재를 추구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조 교수는 “별일이 없는 한 이번에도 안정적인 권력 연임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시진핑이 올해 당 대회에서 총서기와 중앙군사위 주석 직위를 맡을 것이며 내년 3월에 국가주석에 다시 지명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 교수는 그러나 “중국은 총서기가 아니라 공산당이 다스리는 나라”라며 “시진핑을 마오쩌둥처럼 볼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비록 시진핑은 3연임을 하겠지만 그 뒤에서 나라를 움직이는 공산당 엘리트들은 1950년대 출생(5세대)에서 1960년대 출생(6세대)으로 교체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 교수는 시진핑의 권력 기반이 아직 약하다며 그가 사라진 중앙위원회 주석 자리에 오르거나 중앙위원회의 이른바 ‘최후결정권’을 받는다면 위험하겠지만 아직 그 정도는 아니라고 설명했다. 이어 조 교수는 시진핑이 집권 3기에도 공산당의 △정치적 전면 영도 △사회·경제적 공동부유 △대만 통일 △미국의 봉쇄 저지라는 4대 목표를 계속 추진한다고 내다봤다.

이에 다음 연사로 나선 유상철 중앙일보 중국연구소 소장은 시진핑이 장기 집권을 위해 상하이방 등 다른 파벌과 합의했고 정적을 숙청해 장기 집권의 길을 열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시진핑이 애국주의와 국영기업 중심의 경제 체제, ‘전랑외교’라고 불리는 공격적인 외교 정책을 이어가면서 종신 집권을 노린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시진핑의 3연임이 결국 국제 경제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보고 있다. 지만수 한국금융연구원 금융지정학연구센터장은 세계 경제의 다극화와 코로나19 이후 국제적인 경제활동 축소를 지적하며 미국과 중국 모두 보호무역주의를 지향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러한 변화가 시진핑 정부의 정치·경제적 목표달성을 어렵게 만든다고 말했다. 그는 시진핑 정부가 국제 경제 질서와 마찰을 빚으면서 중국 산업의 성장과 고도화를 위한 선진 기술과 자본을 구하기 어려워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정학적 긴장감이 커지면서 중국 기업들이 본토로 귀환했고 그 결과 시진핑 정부의 ‘일대일로(육·해상 실크로드)’ 전략이 동력을 잃었다고 평가했다. 또한 시진핑 정부가 주장하는 공동부유론 역시 경제성장 둔화 때문에 달성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지 센터장은 대만 문제가 시진핑 정부의 경제 정책에 부담을 준다고 보고 대만을 향한 도발이 러시아같은 국제적 고립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을 경계하는 미국은 이러한 기회를 놓치지 않고 최대한 중국의 추격을 저지할 생각이다. 연원호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경제안보팀장은 미국의 전략에 대해 중국이 첨단 기술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전략적으로 통제할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주변국과 연대를 통해 미국에 우호적인 환경을 조성하고 중국과 공존하면서 경쟁하는 새로운 체제를 추구한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경쟁은 결국 기술 분야에서 결정 날 수밖에 없다. 서울대 조영남 교수는 시진핑 정부 들어 공산당 중앙위원회에 기술관료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동시에 19차 당 대회 기준으로 기술관료들 가운데 신사업분야(항공우주 및 반도체 등) 관련 인물이 62%로 시진핑 집권 이전(17%)보다 크게 늘었다고 강조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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