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펀드자금, 북미 '썰물' 中·日 '밀물'

      2022.08.25 17:51   수정 : 2022.08.25 17:51기사원문
북미 펀드에서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인상을 멈추지 않고 있는데다 경기 침체 우려까지 부상한 탓이다. 반대로 역대급 엔저로 수출 호황을 맞은 일본, 정부당국이 경기부양에 적극 나서는 중국 펀드에는 투자금이 쏠리고 있다.



25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36개 일본 펀드와 178개 중국 펀드에는 최근 1개월(24일 기준) 동안 각각 626억원, 363억원이 신규 설정됐다. 중화권 펀드에도 같은 기간 617억원이 들어왔다.


북미 펀드에서 312억원이 이탈한 것과 대조적이다. 지속된 긴축 우려에도 올해 들어 3조원 넘는 자금을 모집했으나 최근 미국 증시가 이렇다 할 반등 모멘텀을 잡지 못하면서 지친 투자자들이 발을 뺀 모양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올해 들어 각각 13.7%, 21.5% 떨어졌다.

그럼에도 연준은 여전히 고강도 금리 인상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다음달에도 자이언트스텝(0.75%p 인상)을 밟을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는 물가가 아직 높은 상태기 때문에 이를 주저앉히기 위해서는 "공격적인 추가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고 단언했다.

경기 침체 위험도 가시화되고 있다. 전미실물경제협회(NABE) 미국 경제학자 72%는 "미국이 내년 중반부터 경기 침체를 겪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 19%는 이미 그 터널에 진입한 것으로 판단했다. 7월 신규주택 판매가 8년 6개월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하며 부동산시장은 일찍이 침체 조짐을 보이고 있다.

반대로 일본과 중국 펀드는 투자금을 흡수하고 있다. 특히 일본의 경우 이어진 엔저로 수출기업들이 호실적을 내며 증시를 끌어올린 영향이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엔화 약세로 일본 경제 및 산업이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고 확장적 통화정책으로 풀린 유동성이 증시에 우호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2·4분기 일본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예상치는 밑돌았으나 유로존 일부국을 제외하고 비교적 양호할 것으로 기대되는 점도 호재"라고 설명했다.

다만 박 연구원은 "일본 증시의 나홀로 독주는 미국 등 여타 국과 동조화될 수밖에 없는 만큼 결국 금리인상 기조 및 경기침체 리스크에 노출될 것"이라고 했다.

중국 정부는 경기를 띄우기에 여념이 없다. 지난 22일 인민은행은 기준금리 역할을 수행하는 대출우대금리(LPR)를 내렸다.
홍록기 키움증권 연구원은 "LPR 인하로 당국 부양 의지가 증명됐다"며 "정책 방향성을 감안하면 부동산 리스크가 확산될 가능성은 극히 제한적"이라고 판단했다.

홍 연구원은 "7월 실물지표에서 경기 회복세가 순탄치 않다는 점이 드러났다.
지금껏 부동산 규제 영향으로 주택시장 내 유동성이 위축되면서 미분양이 증가하는 등 우려 요인은 여전하다"고 부연했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