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결정에 與 종일 패닉...혼란 장기화냐 출구냐 분수령

      2022.08.26 15:43   수정 : 2022.08.26 15:43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법원에 제출한 비상대책위원회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이 26일 법원으로부터 일부 인용되면서 '주호영 비대위'가 직무 정지 위기에 놓이자 집권 여당이 극심한 패닉 상태에 빠져들고 있다.

전날 윤석열 대통령까지 연찬회에 참석해 '원팀'을 외치고 재도약 의지를 다졌지만 하루 만에 법원 판단에 당이 휘청이면서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악재에 출구전략 찾기도 요원해지는 형국이다.

당은 이날 가처분 신청이 법원으로부터 일부 인용된 데 대해 "정당 내부의 자율적 의사결정에 대한 과도한 침해"라고 반발하고 이날 즉각 법원에 이의신청을 제출하는 등 적극 대응 입장을 밝혔다.



또 주말인 27일 권성동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해법을 모색하기로 했다.

그러나 법원의 이번 결정으로 비대위가 출범부터 적지 않은 내상을 입은 데다 이의신청과 본안 소송 등 법적 공방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또 현재의 비대위 직무 정지 상태에서 출구 찾기도 쉽지 않아 고민이 커지고 있다.

비대위 직무 정지 상황에서도 조기 전대로 새 지도부를 선출하는 방안도 모색되고 있지만 이마저도 이번 법원 결정에 발목이 잡힌 것으로 보여 아직은 법적 해석만 분분한 상황이다.

또 이의신청 결과가 다시 기각될 경우 또 다른 정치적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날 당안팎에선 법원 결정에 그동안 비대위 지도부나 여권 전체가 너무 안이한 대응을 한 게 아니냐는 비판과 함께 책임론도 거세지고 있다.

그동안 주호영 비대위원장도 가처분 신청 결과가 이 전 대표 보다 당에 유리한 결과나 나올 수 있다며 법원 결정에 대한 자신감을 보여왔다.

또 앞서 이준석 전 대표가 여당 지도부가 가처분 재판부에 압력을 가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대목도 눈길을 끌고 있다.

이 전 대표의 주장의 진위 여부를 떠나 이같은 이슈가 이번 법원의 판단 과정에서 결국 비대위 지도부에겐 마이너스로 작용한 게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특히 이 전 대표가 법원에 재출한 탄원서가 유출됐는지를 놓고 전날까지 양측의 진실 공방이 거셌던 점도 이같은 배경이 아니냐는 뒷말이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하태경 의원은 이날 자신의 SNS에 "법원이 우리 당의 폭주에 제동을 걸었다"며 "정치로 해결할 수 있는 기회를 걷어찬 결과, 법원에 의해 당의 잘못이 심판받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이제라도 민주적인 정당으로 재탄생하는 근본적인 변화를 만들어야 한다"면서 "공정과 상식을 내걸고 탄생한 정권에서 그 여당이 공정과 상식을 철저히 말살하는 짓을 저지른 것을 어떻게 용서받을 수 있겠느냐"고 했다.

여당의 연이은 지도부 혼란과 리더십 공백 사태는 당장 9월 정기국회 대응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가뜩이나 역대 최대 격차의 여소야대 정국에서 새 정부의 내년도 예산안, 국정감사 대응, 정부조직법 개정안 처리는 물론 새 정부가 방점을 찍은 연금·노동·교육 등 3대 분야 개혁 과제도 힘을 받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또 이번 법원의 판단으로 기사회생한 이준석 전 대표의 여론 공세도 강화될 것으로 보여 여당에겐 부담이 가중될 전망이다. 이 전 대표 측 변호인단은 이날 법원 결정 직후 입장문을 내고 "국민의힘이 법원의 결정을 엄중히 이행해야 한다"며 "이번 결정은 사법부가 정당민주주의를 위반한 헌법파괴행위에 대해 내린 역사적인 판결"이라고 평가했다.
이 전 대표 제명 조치를 당이 스스로 철회하고 이 전 대표를 복귀시키라는 것으로 앞으로 이 전 대표 여론전 방향의 여기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cerju@fnnews.com 심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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