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업계 "비중국 노려라"

      2022.08.28 13:48   수정 : 2022.08.28 13:48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화장품업계가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중국 외 다른 지역을 공략하고 있다. 한때 세계의 '큰손' 중국을 공략해 재미를 봤지만, 사드나 코로나19로 인한 봉쇄 등 종잡을 수 없는 변동성 탓에 더이상 중국만 바라보고 있을 수 없어서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4분기 화장품업계 실적이 중국 비중이 큰 곳과 적은 곳으로 갈렸다.

일본이나 미국, 동남아 등 비중국 지역에서 사업을 강화하고 있는 클리오나 아이패밀리에스씨, 에이블씨엔씨 등은 호실적을 거둔 것이다.

클리오의 경우 2·4분기 연결 매출과 영업이익으로 662억원, 45억원을 거뒀다.
각각 전년동기 대비 18%, 42% 증가한 수치다. 특히 해외 매출 비중이 45%까지 늘었다. 중국 지역 매출은 상반기 30% 줄었지만, 미국(124%)과 동남아(118%)에서 큰 폭으로 늘었다.

'롬앤'이라는 브랜드를 보유한 아이패밀리에스씨의 경우에도 2·4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으로 218억원, 20억원을 거뒀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22%, 218% 증가한 수치다. 국내 화장품 매출이 올리브영 등 헬스앤드뷰티(H&B) 채널을 기반으로 전년동기 대비 89% 고신장했고, 미국·동남아 등 기타 지역 매출이 67% 증가하면서 성장세를 견인했다. 올리브영 매대 입점수는 전년 동기 대비 80개 늘어난 920개까지 증가했으며, 중국을 제외한 일본과 미국 등 기타 지역 매출도 호조세다.

'미샤'나 '어퓨' '스틸라' 등의 브랜드를 운영 중인 에이블씨엔씨도 미국과 일본 시장을 공략해 성과를 거두고 있다. 에이블씨엔씨의 올해 2·4분기 연결 영업이익은 24억원으로, 지난 1·4분기에 이어 2개 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미국과 일본 등 해외시장에서의 매출 성장이 실적을 견인했다. 미국 법인의 경우 아마존에서의 성장을 필두로 해 2·4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1.8% 성장했다. 일본 법인도 21.6% 성장을 이뤘다. 미샤의 경우, 일본 최대 온라인 쇼핑몰 조조타운에서 상반기 가장 인기있는 한국 화장품 1위에 '스킨 코트 젤'이 오르기도 했다.

이에 반해 아모레퍼시픽이나 LG생활건강, 애경산업, 코스맥스 등 중국 비중이 큰 업체의 경우 2·4분기 실적에 타격을 입었다.

박종대 하나증권 연구원은 "한국 화장품 시장은 중국·럭셔리에서 비중국·색조 화장품으로 주도권이 이동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박 연구원은 "중국 봉쇄 등 산업 외적인 측면도 있었지만, 중국에서 한국 화장품 브랜드의 인지도 제고를 말하기 쉽지 않은 상황인 반면, 일본·미국·동남아 등 비중국 지역에서 K-뷰티의 위상은 상승하고 있다"며 "K-뷰티의 정체성과 경쟁력은 혁신성과 가성비이므로 중저가 색조 카테고리에 적합한 성격"이라고 설명했다.

대기업도 중국 의존도를 발빠르게 줄여나가고 있는 분위기다.
LG생활건강은 지난 2019년부터 미국 화장품 회사를 꾸준히 인수 중이다. 지난해엔 미국 염모제업체 '보인카'를, 올해 들어서는 미국 화장품제조사 '더크렘샵'을 인수했다.
아모레퍼시픽도 지난해 미국에서 방탄소년단과 협업하는 등 인지도를 높인데 이어 올해도 북미 시장에서 라네즈와 설화수 마케팅을 강화해 2·4분기 현지 매출을 전년동기 대비 66% 늘렸다.

nvcess@fnnews.com 이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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