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힙'한 우리의 소리와 춤 그리고 해학...'적벽' '귀토'

      2022.08.26 18:13   수정 : 2022.08.26 18:13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화제의 영화가 개봉하자 극장가에 사람이 몰렸듯, 공연계 역시 마찬가지다. 인터파크는 앞서 올 상반기 공연 소비심리를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72.9%가 지난해보다 올해 더 많은 공연을 관람했다고 발표했다. 이중 45.7%의 응답자가 보고 싶은 공연이 더 많이 개막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공연 소비 심리가 회복된 가운데 우리의 소리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세 편의 공연이 관객을 만난다.

■ '적벽'이 곧 장르? 판소리와 춤의 화려한 대전

판소리 합창과 다이내믹한 춤을 동시에 소화해 내는 배우들의 열연과 절창이 500석 규모의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를 뜨겁게 달궜다.


지난 20일 개막한 ‘적벽’(연출 정호붕/안무 김봉순)은 2017년부터 2020년까지 4년 연속 공연되며 국립정동극장의 대표 레퍼토리로 자리 잡은 판소리 뮤지컬. 올해는 기존 260석 규모의 정동극장에서 500석 규모의 공연장으로 외연 확장을 시도하며 더 많은 관객을 만난다.

'적벽'은 삼국지의 세 영웅, 유비·관우·장비와 조조의 전쟁 적벽대전을 판소리와 현대 무용, 그리고 라이브 밴드 연주로 그려내어 전통예술의 신(新)장르를 개척했다는 평을 받았다.

코로나19 기간인 2020년엔 무관중 생중계 공연으로 2만6000명의 온라인 관객을 만났다. 그해 하반기 한국관광공사와 한국공연관광협회가 주최·주관한 ‘K-퍼포먼스 온 에어’ 영상 송출 사업에서는 무려 32만 명이 시청하며 인기를 입증했다.

특히 공연의 '시그니처' 소품인 부채의 향연이 색다른 볼거리다. 적벽대전의 스펙터클한 서사를 표현하는이 도구는 배우들의 손에서 접혔다 펼쳐지며 창과 방패가 된다. 때로는 동남풍을 만들고 타오르는 불길도 표현한다.

라이브 밴드의 감각적인 소리에 그림처럼 펼쳐지는 안무 그리고 폭포처럼 쏟아지는 판소리 합창까지 에너지 넘치는 무대는 오는 9월 29일까지 계속된다.

■ 고선웅-한승석의 유쾌한 창극, ‘수궁가’ 그 후 이야기

지난해 초연해 관객과 평단의 호평을 받은 창극 ‘귀토’는 오는 31일 개막한다. 국립창극단의 대표 흥행작 ‘변강쇠 점 찍고 옹녀’의 고선웅·한승석 콤비가 각각 극본·연출, 공동작창·작곡·음악감독으로 참여해 기대감을 높인다.

이 작품은 판소리 ‘수궁가’ 중에서 토끼가 육지에서 겪는 갖은 고난과 재앙을 묘사한 ‘삼재팔란’(三災八難) 대목에 주목, 동시대 관객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로 새롭게 풀어냈다.





작품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수궁가’의 이야기가 끝나는 지점에서 시작된다. 자라에게 속아 수궁에 갔으나 꾀를 내 탈출한 토끼의 아들 ‘토자’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스핀오프(spin-off) 무대다.

이야기를 현대적으로 각색한 만큼 소리도 새롭게 구성했다. 다채로운 장단과 전통음악, 대중가요 등을 적재적소에 활용해 재치 넘치는 대사와 통통 튀는 언어유희가 돋보인다. 그중에서도 굿거리장단 연주에 맞춰 국립창극단원들의 구음과 소리만으로 파도치는 풍광을 그려내는 ‘망해가’ 장면이 백미다.


명무 공옥진의 춤에서 영감을 얻은 안무로 ‘수궁가’ 속 각양각색 동물을 묘사한다. 토자 김준수, 자라 유태평양 등 믿고 보는 배우들이 한층 물오른 소리와 익살스러운 연기를 펼친다.


창작악단의 박상후 부지휘자가 새롭게 합류해 국악기 편성의 15인조 연주단과 함께하는 라이브 연주로 신명 나는 극의 분위기를 완성한다. 9월 4일까지 해오름극장.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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