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개방’ 첫 행사, 장애예술인 특별전 개막

      2022.08.31 08:52   수정 : 2022.08.31 08:52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청와대 복합문화예술공간 프로젝트가 장애예술인 특별전을 시작으로 그 모습을 드러낸다.

문화체육관광부는 한국장애인문화예술단체총연합회와 함께 8월 31일 오후 3시, 춘추관 2층에서 청와대의 첫 번째 전시로 ‘국민 속으로 어울림 속으로’를 개막하고 9월 19일까지 장애예술인의 작품 총 60점을 공개한다.

이번 전시에 참여한 작가는 총 50명으로 발달·지체·청각 등의 장애가 있지만 활발히 작품 활동을 하는 장애예술인들이다.

이번 특별전시를 위해 서양화·한국화·문인화·서예·공예 등 다양한 분야의 작품 59점을 공모를 통해 선정했다.

이에 더해 지난 5월 한미 정상회담 시 미국 바이든 대통령의 시선을 사로잡기도 했던 김현우 작가의 작품, ‘퍼시잭슨, 수학드로잉’을 대통령 집무실에서 춘추관 전시장으로 잠시 옮겨 온다.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에 출연하고, 화가로도 활약하고 있는 정은혜 작가도 드라마 속 ‘영희(정은혜 작가 본인)’와 ‘영옥(배우 한지민 씨)’의 친근한 모습을 담아낸 작품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에 참여하는 최고령, 최연소 작가도 눈에 띈다. 최고령 작가는 올해 75세(1947년생) 방두영 작가다. 방 작가는 초등학교 5학년 때 중이염으로 청력을 상실(청각장애 2급)하고 소통의 어려움을 그림으로 나타내며 작품 활동에 매진해왔다.

방 작가의 ‘불안한 도시-우리들은 어디로’ 작품은 삶을 행복하게 살아가야 할 모든 생명들의 탄생을 표현하고, 오늘의 거대 도시 속에서 어디로 가는 줄도 모르고 가야만 하는 우리들의 불안한 삶의 모습을 나타낸다.

정성원 작가는 이번 전시에 참여한 최연소 작가(21세, 2001년생) 중 한 명이다. 지적장애가 있는 정 작가는 여우를 그리기 시작하면서 여우작가로 알려지게 되었고 지금의 여우는 작가 자신이자 친구라고 이야기한다.

이번 전시에도 여우가 등장하는 풀사이드파티라는 작품을 선보인다. 최근 전북 무형문화재로 지정된 이정희 자수작가는 “청와대 복합문화예술공간의 첫 번째 행사인 장애예술인 특별전에 참여하게 되어 뜻깊고 기쁘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번 특별전은 “장애 예술인의 전시공간을 많이 확보하고 전시 기회도 대폭 늘리라.”라는 윤석열 대통령의 의지가 장애예술인들의 열망과 어우러져 만들어진 자리이다.

문체부 박보균 장관은 “청와대를 대한민국 최고의 격조 있고 매력적인 복합문화예술공간으로 실현하는 첫 번째 행사로,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예술 현장에서 함께하는 공감·소통·포용의 순간을 보여주게 될 것”이라고 의미를 강조했다.

전시장으로 활용되는 춘추관은 1990년 완공 이후 기자브리핑 목적으로 주로 활용되었으나, 본래 내방객들을 위한 영화 상영 등 다목적실도 갖춘 공간이었으며, 이번 전시로 많은 국민들이 방문하고 문화를 향유하는 공간으로 거듭난다. 전시장은 춘추관 건물 내외부를 전혀 훼손하지 않으면서 전시장 내 가벽을 설치하는 방식으로 조성했다.

이번 전시는 모두에게 공정한 문화접근 기회를 보장하고,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어울릴 수 있는 관람환경을 만들기 위해 세심한 주의를 기울였다.
시각장애인 관람객을 위해서는 점자 도록과 점자 안내서, 소리 전문 안내기(오디오 도슨트)를, 청각장애인 관람객을 위해서는 수어 통역을 함께 제공할 예정이다.

점자 도록은 작품에 대한 안내를 담았을 뿐 아니라 그림의 선을 따서 요철로 표현함으로써 촉각을 통해 그림을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지체 장애인들이 편하게 이동하고 관람할 수 있도록 휠체어 접근로를 마련하고, 발달장애인 관람객들을 위한 ‘릴랙스 퍼포먼스’ 방식으로 전시회를 운영한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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