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7, 오는 2일 러시아 석유 가격 상한제 논의...윤곽 나올까?

      2022.09.01 11:15   수정 : 2022.09.01 14:18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러시아를 제재해야 하지만 러시아 석유를 차단할 수 없는 주요7개국(G7) 대표들이 9월 2일(현지시간) 재무장관 회의를 열고 러시아 석유에 대한 가격 상한제를 논의한다. 이번 회의에서는 실질적인 실행 계획의 틀이 드러날 전망이나 중국 및 인도의 비협조로 상한제가 효과를 거둘 가능성은 매우 낮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8월 31일(현지시간) 보도에서 미국 정부 관계자들을 인용해 G7 재무장관들이 2일에 화상으로 만나 가격 상한제를 협의한다고 전했다.

미 백악관의 카린 장 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같은날 브리핑에서 회의 계획을 알리고 러시아 석유 가격에 상한을 두게 되면 "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석유 수익을 제한할 뿐 아니라 전 세계 에너지 가격도 하락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같은날 미 재닛 옐런 재무장관은 워싱턴DC에서 영국의 나딤 자하위 재무장관을 만나 "가격 상한제를 현실화하기 위해 우리 팀과 전체 G7이 만든 상당한 진전에 대해 긍정적"이라고 밝혔다. 관계자는 WSJ를 통해 G7 재무장관들이 러시아산 석유 가격 상한제에 대한 지지를 발표하고, 이행 방식을 확정할 것으로 예상했다.

G7 국가들은 지난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를 압박하기 위해 러시아산 석유 수입을 중단하고 서방 금융기관을 통한 러시아 석유 거래를 방해하는 등 제재에 나섰다. 국제 석유 시장에서는 세계 3위 산유국인 러시아의 석유가 시장에서 빠질 수 있다는 공포와 더불어 코로나19 이후 석유 수요가 급증하면서 유가가 치솟았다.
남미 등 신흥시장에서는 치솟는 유가로 인해 불만이 터져 나왔다. 이 와중에 서방의 제재에 동참하지 않는 인도와 중국 등이 러시아의 석유를 대량으로 사들였다.

WSJ은 8월 29일 보도에서 러시아의 석유 장사가 우크라이나 전쟁 전으로 돌아갔다고 지적했다. 민간 국제금융기관 연합체인 국제금융협회(IIF)에 따르면 러시아가 올해 1∼7월 올린 석유, 천연가스 매출은 970억달러(약 130조원)다. 그 가운데 740억달러(약 100조원)는 석유에서 나왔다.

G7 등 서방 국가들은 러시아 석유를 허용하면서 동시에 푸틴에게 타격을 주기 위해 석유 상한제를 제시했다. 세계 경제의 30%, 전세계 해운 물동량의 90%에 보험을 운용하는 G7 국가들이 서로 짜고 러시아산 석유에 가격 상한을 적용하는 것이다. G7 국가들은 상한선을 초과하는 가격으로 거래되는 러시아 석유가 확인되면 해당 물량과 관련된 자금 조달을 금지하고 보험 가입을 거부할 계획이다. 월리 아데예모 미국 재무부 부장관은 "우리의 목표는 러시아 석유의 유통을 허용하되 수익을 줄이는 허가 구조를 만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럽연합(EU)은 오는 12월 5일부터 러시아 석유 수입을 금지할 계획이며 G7도 비슷한 시기에 가격 상한제를 도입하고 더 많은 국가의 참여를 촉구할 예정이다.

WSJ는 다만 G7의 구상에 여전히 문제점이 많다고 분석했다. 우선 가격 상한제에 적용할 상한선을 찾는 것이 관건이다. 현재 국제 유가는 배럴당 90달러 안팎으로 거래되고 있으며 러시아 석유는 이보다 평균 배럴당 20달러 저렴하다.
미 재무부는 EU의 금수 조치가 시행되면 유가가 다시 배럴당 140달러까지 뛸 수 있다고 추정했다.

아울러 WSJ는 중국과 인도가 가격 상한제에 찬성할 가능성이 거의 없으며 실제 시행 전에 아프리카와 아시아 등 다른 국가의 지지가 절실하다고 설명했다.
신문은 각국이 서방의 보험에 가입한 선박들에 실린 러시아산 석유를 받아들이려면 가격 상한에 동의해야 한다고 전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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