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유석 서울시 물순환안전국장 "폭우 피해방지 정부지원 확대 절실"
2022.09.01 14:12
수정 : 2022.09.01 14:56기사원문
지난 달 서울에 내린 비는 그동안 경험하지 못한 강우였다.
서울시 수방대책을 담당하는 한유석 서울시 물순환안전국장( 사진)은 1일 "지난 달 서울지역에 내린 폭우로 8명의 안타까운 인명과 많은 재산피해가 발생했다"며 "서울시 수방대책의 책임자로서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라는 말로 인터뷰를 시작했다.
지난달 폭우는 기후변화의 영향으로밖에 설명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 실제 시간당 50㎜ 이상 강우 횟수가 1960년대 대비 10배 증가했고 예측 불가한 이상강우가 빈번해지고 있다. 서울시 수방정책도 △치수관리목표(홍수대응능력) 상향 △지역별 정교한 방재시설 계획 △처리 한계를 벗어나는 강우에 대한 피해저감 대책으로 세분화해 추진 중이다.
한 국장은 "이번보다 더 큰 규모의 집중폭우도 배제할 수 없기에 서울시 수방정책은 보다 정교하고 다각화하는 방향으로 전환하고 있다"며 "무엇보다 인명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주안점을 두겠다"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침수취약지역 6개소에 대심도 배수터널을 설치하여 침수취약지역의 홍수대응능력을 50년~100년빈도(최대 110㎜/시)로 높일 계획이다. 고속도로에 있는 대형 터널이 지하에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강우 시 빗물이 이 터널에 모이게 된다.
당초 서울시는 2011년 8582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신월, 강남 등 7개소에 대심도 배수터널을 설치하는 계획을 세웠으나, 사업 추진과정에서 신월을 뺀 나머지 지역들은 소규모 분산형 사업으로 변경됐다.
한유석 국장은 "시간당 110㎜의 강우를 처리하려면 하천·하수관·저류조 등의 시설이 확장돼야 하는데, 서울시는 도시기능이 고도로 집약돼 있어 공간적으로 한계가 있다"며 "여러 대안이 논의되고 있지만 도시지역에서는 지하 40~50m 깊이에 큰 물길을 만들어 주는 대심도 배수터널이 공공의 편익을 위한 최선의 선택"이라고 말했다.
실제 양천구 신월동 지역은 과거 상습 침수지역으로 분류됐지만 대심도 배수터널을 만든 결과 이번 폭우 때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다. 서울시는 2027년까지 강남, 도림천, 광화문 3개소에 먼저 대심도 배수터널을 설치할 계획이다.
한 국장은 "세곳을 동시 추진하기에는 예산 부담이 크고 빗물 저장 시설 설치 관련 국고 보조율이 50%인 만큼 정부의 지원 확대가 필요하다"며 "방재시설의 수용 범위를 벗어난 강우를 대비해 시민들의 인명피해가 발생치 않도록 대응체계를 지능화하고 촘촘한 안전망을 구축하고자 한다"고 전했다.
서울시는 2005년부터 시작한 자연기반해법(NBS)의 물순환회복 사업도 지속 추진해 40년까지 시간당 48만㎥의 빗물관리시설을 추가로 확충할 계획이다. 이는 서울시 전역에서 빗물을 머금을 수 있도록 하는 것으로, 여의도 면적의 14배에 해당하는 불투수면적을 자연물순환공간으로 전환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볼 수 있다.
한유석 국장은 "치수목표기준을 상향하고 그에 따라 방재인프라를 개선하는 것은 많은 비용과 시간이 필요하지만 불가피하다"며 "집중폭우에 대비해 홍수대응역량을 지속 강화하고 시민의 안전을 지키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ronia@fnnews.com 이설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