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군, 中드론 첫 격추…대응수위 높였다

      2022.09.01 21:11   수정 : 2022.09.01 21:14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대만군이 관할 구역을 침범한 중국 인민해방군 소속으로 추정되는 무인기(드론)를 처음으로 격추했다.

1일 외신에 따르면 대만군 진먼방어사령부는 이날 낮 12시쯤 정체불명의 민간용 드론이 진먼다오(金門島)의 부속 섬인 스위(獅嶼) 인근통제 해역에 들어와 대응 절차에 따라 퇴거를 시도했으나 불응해 방어 사격을 가해 격추했다고 밝혔다.

진먼다오는 중국 샤먼시와 불과 3.2㎞ 떨어졌으나 1949년 국공 내전이 끝난 뒤에도 계속 대만이 실효 지배하고 있는 섬으로 대만으로선 안보의 최전선이다.



대만군은 지난 8월 30일부터 관할 지역에 들어온 중국 드론에 실탄 방어 사격을 하는 방식으로 대응 수위를 높였다. 드론을 격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만군은 전날 오후 6∼8시에도 중국 민간 드론 3대가 잇따라 진먼다오 관할 도서에 들어와 실탄 방어 사격을 가했다고 밝혔다. 당시 해당 드론들은 실탄 사격이 가해지자 샤먼시 방향으로 날아갔다.

앞서 차이잉원 대만 총통은 지난 8월 30일 최전선인 펑후 섬 군 기지를 방문한 자리에서 "적시에 강력한 조처를 해 중국공산당 무인기를 제압하라고 국방부에 지시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2일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을 계기로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간 군사적 긴장이 급속히 고조된 이후 진먼다오와 부속 섬 등에 날아드는 중국 드론이 급증하는 추세다.

대만은 그간 민감한 최전방 지역에서 자칫 중국군에 공격의 빌미를 제공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해 적절한 대응 수위에 고심했지만 최근 군이 미온적으로 대처했다는 비판이 거세지면서 강경 대응으로 선회했다.

앞서 중국 샤먼시로부터 4.5㎞ 떨어진 얼단 섬의 경계 초소에서 근무하던 대만군 병사가 상공에 나타난 중국 드론에 돌을 던져 쫓아내려고 한 모습이 담긴 영상이 지난 8월 25일 중국판 유튜브인 비리비리에 공개돼 대만에서는 왜 총기로 격추하지 않았느냐는 비판이 제기된 바 있다.
이에 대만 국방부는 중국 드론 등이 출현할 때 경고음·방송·신호탄 발사 등을 통해 영공 밖으로 쫓을 계획이지만, 그래도 물러나지 않는다면 격추 등의 적절한 조처를 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nvcess@fnnews.com 이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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