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앞두고 채소·고기값 ‘껑충’…소비자도 상인도 '울상'
2022.09.02 05:01
수정 : 2022.09.02 05:01기사원문
(대전ㆍ충남=뉴스1) 허진실 기자 = 추석을 앞두고 높아진 장바구니 물가에 소비자와 상인들의 근심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달 31일 대전 서구 한민시장. 서구청이 지난해 조사한 ‘2021년 8월 전통시장 주요 생필품 가격동향’과 지금의 추석 성수품 물가를 비교해봤다.
현재 시장에서 판매되는 무(약 2㎏)는 개당 4000원, 고춧가루(국산, 600g)는 1만6000원이다. 이는 작년 이맘때보다 1000원 정도 높아진 가격이다. 2000원이던 감자(1㎏)도 3500원에 살 수 있다. 특히 1750원이던 양파(1㎏)는 올해 1.3㎏에 3000원에 팔리고 있다.
서구청 조사 품목에 포함되지는 않았지만 시금치와 애호박 가격도 치솟았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최근 발행한 ‘주간 알뜰장보기 물가정보’에 따르면 시금치와 애호박 가격은 지난 주보다 각각 42.9%, 39.2% 상승했다. 현재 한민시장에서 시금치(600g)는 7000원, 애호박은 개당 2500원에 판매 중이다.
식용유 가격 상승세도 가파르다. 식용유 1.8ℓ(백설표 대두유)는 7980원으로, 지난해 추석 5550원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1년새 약 44%나 오른 셈이다.
축산물과 수산물도 예외는 아니다. 1년 전 1만4400원이던 국산 돼지고기(600g)는 올해 1만6800원에 팔리고 있다. 조기와 멸치(국물용, 500g)도 2000원씩 상승해 각각 7000원, 8000원에 가격이 형성됐다. 지난해 마리 당 1만1500원이었던 갈치는 올해 2만원으로 가격이 두 배 가까이 뛰었다. 반면 동태(40㎝), 김(재래생김, 1속)은 각각 3000원과 7000원으로 작년과 큰 차이가 없었다.
닭과 달걀은 큰 가격 변동은 없지만 계속 높은 수준을 유지 중이다. 올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곡물 가격이 뛰면서 사료 가격이 덩달아 올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현재 닭은 한 마리 8000원, 달걀 한 판(특란, 30개)은 8500원에 구매할 수 있다.
반면 과일값은 작년 이맘때와 비슷한 수준을 보이고 있다. 차례상 대표 과일인 사과(400g)는 개당 2500원, 배(600g)는 개당 2500원, 밤(1㎏)은 1만원에 팔린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비슷하거나 오히려 떨어졌다. 다만 감귤과 대추 가격은 상승했다. 10개 8000원이었던 감귤은 1만원, 1만5500원이었던 대추(1㎏)는 2만원에 판매 중이다.
인근 한 아파트에서 장을 보러 나온 주부 A씨는 “매년 추석을 앞두고 채소나 과일값이 오르는 건 사실”이라며 “하지만 올해는 폭염과 집중호우까지 겹치면서 채소값이 너무 많이 올랐다. 특히 시금치는 살 생각도 못할 정도”라고 말했다.
걱정이 큰 것은 소비자뿐만이 아니다. 한민시장에서 20년 넘게 과일장사를 하고 있다는 B씨는 “아직 추석이 며칠 남기는 했지만 작년과 비교하면 매출이 3분의 2 정도”라며 “소비자는 예전 가격을 생각하고 찾아오니 이윤을 줄이거나 양을 줄이는 수밖에 없다”며 한숨을 내쉬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