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서 단속돼 돈 필요하다" 한국남성, 브라질 K팝팬 상대로 사기치려다 실패

      2022.09.02 08:08   수정 : 2022.09.02 09:43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브라질의 한 K팝팬이 한국 남성에게 속아 돈을 송금하려다 외교 당국의 도움으로 피해를 모면한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 1일(현지시간) 브라질 주상파울루 총영사관에 따르면 브라질의 수도인 브라질리아에 사는 여성 A씨가 평소 K팝을 즐겨 듣던 중 SNS를 통해 한국에 거주하는 남성과 대화를 하게 됐다.

한국 문화 전반에 관심이 많았다는 A씨는 이 남성과 다양한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다 호감을 갖게됐고, 온라인 장거리 연애를 고민하기까지 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말 이 남성이 '너 보러 브라질에 간다'며 항공권을 전송했고, A씨는 그를 기다렸다. A씨는 남성이 일러준 도착 예정 시간이 지나 그에게서 다급한 전화를 받았는데 "나 지금 상파울루 국제공항 경찰에 단속됐다"면서 "소지품을 전부 압수당했는데, 돈을 계좌로 보내면 풀려날 수 있다고 한다"는 내용이었다고 전해졌다.


남성이 원한 액수는 5000 헤알(약 130만원)인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도움 요청을 위해 대한민국 총영사관에 급히 전화를 걸어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총영사관은 경위 파악에 나선는데 남성이 보냈다는 항공권을 보자마자 사기인 것을 확인했다.

한글로 도착지가 제주로 인쇄돼 있는데, 영문으로 'Brazil'(브라질)이라고 위조돼 있었고, 출발지 또한 한글로 광주, 영문으로 'Seoul'(서울)로 상이하게 표시됐다.

서기용 주상파울루 경찰영사(총경)는 "A씨가 한글을 잘 모른다는 점을 악용해 이런 행위를 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A씨에게) 자초지종을 잘 설명하고 피해를 예방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 남성은 브라질 근처에도 오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서 영사는 "최근 늘어난 외국 한류 팬을 상대로 유사 범행 시도가 있을 수 있다"면서 "주위에서 관련 사실을 확인하면 범죄라는 사실을 알려주시고 즉시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다.

theknight@fnnews.com 정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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