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가스값 폭등에 전력업체들 긴급 유동성 지원
2022.09.04 04:28
수정 : 2022.09.04 04:29기사원문
유럽의 에너지난이 위기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스웨덴이 3일(이하 현지시간) 파산 위기에 몰린 전력업체들에 수천억크로나 규모의 긴급 구제금융을 지원하기로 했다.
러시아의 천연가스 공급 차단으로 가스 가격이 폭등하면서 화력발전소 운영 비용이 폭증해 파산위기에 몰린 전력업체들을 살리기 위한 것이다.
앞서 유럽연합(EU) 에너지 장관들은 2일 긴급 회의에서 EU 지역 전력 업체들의 유동성 부족을 완화하기 위해 추가 대응에 나서는 것을 검토하기로 한 바 있다.
전력업체들 긴급 구제금융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마그달레나 안데르손 스웨덴 총리는 이날 정부가 전력생산 업체들에 수천억크로나를 긴급 지원하기로 했다면서 전력업체들이 치솟는 가스 가격에 대응해 전기비를 급격히 올릴 수밖에 없어 전기비 안정을 위해서라도 이들을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안데르손 총리는 전력업체들의 위기를 외면하면 그들의 위기가 스톡홀롬 주식시장은 물론이고 최악의 경우 금융위기로도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유럽에서는 러시아가 올들어 유럽으로 천연가스를 공급하는 노르드스트림1 가스관 가동을 예년 수준의 20%로 급격히 감축해 가스 가격이 폭등하고 있다.
노르드스트림1 실질 소유주인 러시아 국영 가스업체 가즈프롬은 설상가상으로 2일 가스관 유지보수를 위한 점검 과정에서 터빈 오일이 새는 것이 확인됐다면서 '무기한 가동 중단'을 결정했다. 당초 3일 오전 가스 공급이 언제 재개될지 알 수 없게 되면서 가스 가격이 더 뛸 전망이다.
안데르손은 "(가즈프롬의) 어제 발표는 '전쟁 같은 겨울' 위험을 부를 뿐만 아니라 스웨덴의 금융안정성도 위협한다"고 우려했다.
그의 이날 기자회견 자리에는 스페탄 잉베스 스웨덴은행 총재, 미카엘 담버그 재무장관, 금융감독 책임자인 에릭 테딘 금융청장이 함께 했다.
이웃 나라인 핀란드에서도 비슷한 대응이 이뤄지고 있다.
안니카 사리코 핀란드 재무장관은 트위터를 통해 정부가 행동에 나설 때라고 강조했다.
사리코 장관은 스웨덴만 이렇게 걱정하는 것이 아니라면서 "핀란드에서도 이미 이와 비슷한 대응이 잘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에너지 가격 재폭등 예고
8월 하순 사상최고를 기록했던 유럽 가스, 전력 가격은 지난주 하락했다. 유럽 기준물 가스 가격과 독일 전력계약 가격 모두 약 30% 하락했다.
가격이 큰 폭으로 떨어진 것처럼 보이지만 여전히 예년 수준의 10배에 이르는 고공행진은 멈추지 않고 있다.
유럽 에너지 가격은 다시 폭등할 전망이다.
3일 재가동 예정이었던 노르드스트림1 가스관이 무기한 가동중단에 들어간 탓에 시장 변동성이 급격히 높아졌고, 이에따라 5일 장이 열리면 가격이 치솟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EU 차원에서도 전력 업체들을 지원하는 여러 방안들이 검토되고 있다.
FT는 EU 관계자 2명을 인용해 그 가운데 하나가 마진콜 지원이라고 전했다.
현재 전력업체들이 지불해야 할 마진콜 규모가 감당이 안되는 수준이어서 이를 위한 긴급 유동성 지원이 필요할 것으로 EU는 보고 있다. 가스 가격이 폭등하면서 전력업체들이 계약한 선물 증거금 역시 이들 업체가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급속하게 불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전력, 가스 업체들에 대한 금융지원과 함께 가격 상한제도 검토되고 있다.
전기비나 가스비에 가격 상한제를 실시해 가스 가격 급등이 전기비 급등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디커플링하는 조처다.
아울러 장기적으로는 전력 시장을 구조조정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HSBC 상품거래금융 책임자 출신인 램버트상품 창업자 장 프랑수아 람베르는 스웨덴, 핀란드 등에 이어 다른 유럽 국가들도 에너지 시장에 개입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