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좋아하는 한국말은 '여보세요'… 왠지 설레거든요"
2022.09.04 17:26
수정 : 2022.09.04 19:15기사원문
일본의 중견 성우 가게야마 리사씨(35)는 유창한 한국어로 "일본 TV인기 애니메이션 '블랙 클로버'와 인기 게임 '방구석의 인어 아가씨' 등에서 출연했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다수의 한국 게임의 일본어 번역은 물론이고, 한국 애니메이션 행사에도 참여했다. 고교 3학년 당시 드라마 '겨울연가'를 보고 배우들이 말하는 한국어가 너무 아름다워서 대입을 앞두고 부모님 몰래 한글을 공부했다고 한다.
한국어 능력자인 그는 유튜브에서 일본인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쳐주는 '안녕 리사' 채널과 반대로 한국인들에게 일본어를 가르쳐주는 '민나노 리사' 두 개 채널을 운영 중이다. 1인 다역을 하며 성우 특유의 분명한 발음으로 양쪽의 언어를 가르쳐주고 있다. 또 한국 출판사 다락원과도 일본어 동영상 콘텐츠를 제작하기도 했다.
4일 일본 도쿄 신주쿠구 세종학당에서 만난 가게야마씨는 그런 그 조차도 "일본 10대들의 한국어 공부 열풍을 보고 있으면 큰 자극이 된다"고 했다. 한국어, 일본어 두 개 유튜브 채널을 동시에 운영하다보니 자연히 상대국의 언어를 배우는 한국인, 일본인들의 반응도 바로 체감된다. "어느 쪽이 더 뜨겁냐"고 물으니 "일본인들의 한국어를 배우려는 의지가 매우 강하다는 것을 느낀다"고 했다.
특히 코로나19 확산기를 거치면서 한국어 학습 수요가 크게 증가했다고 말했다. "한국 케이팝 아이돌을 좋아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한국 문학이라든가 언어 자체에 대한 관심으로 확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류 콘텐츠가 전후방으로 확산되면서 한국 문학에 대해서도 관심도가 높아졌다는 것이다.
최근 그에겐 한 가지 목표가 생겼다. 게임 번역뿐만 아니라 바로 문학 번역이다. "원작의 매력을 높일 수 있는 한국 문학 번역에 도전, 일본인들에게 전달하고 싶고 성우로서도 한국에 관심이 있는 일본인, 일본에 관심이 있는 한국인들을 잇는 콘텐츠를 만들고 싶다"고 했다.
한국어, 한국문화에 빠져서 대학 3학년 때는 한국으로 유학을 가기도 했고, 15년 이상 한국어를 공부해 왔지만 현재도 세종학당을 다니고 있다. 가게야마 씨는 "한국인과 깊은 대화를 나누고 싶으면, 한국인의 정서까지도 알아야 하죠. 그런 조언들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어 중 가장 좋아하는 말이 있느냐고 물었다. "전화 통화의 첫 시작어인 '여보세요' 아닐까요. 왜 그런지 참 설레거든요."
조은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