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RA 쇼크' 딛고… 자동차주, 슈퍼달러 수혜주로 뜬다

      2022.09.05 17:49   수정 : 2022.09.05 17:49기사원문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여파로 추락하던 자동차주가 반등했다. 원·달러 환율 강세로 실적 기대감이 커진데다 저평가된 완성차업종에 대한 외국인 매수세가 활발해지면서다. 하반기 주식시장 피난처로 자동차주가 주목받는 이유다.



■외국인 매수세 자동차주 반등

5일 유가증권시장에서 현대차는 전 거래일 대비 1.78% 오른 20만원에 거래를 마쳤다. 올해 1월 21일(20만원) 이후 약 7개월 만에 20만원대를 회복했다.
기아차도 0.25% 상승한 8만1000원을 기록하며 지난달 30일 이후 8만원대를 지키고 있다.

최근 자동차주의 주가 상승은 외국인의 매수세가 이끌고 있다. 외국인들은 지난달 26일부터 이날까지 7거래일 동안 현대차를 1764억원 사들였다. 이 기간 외국인 순매수 1위다. 외국인은 같은 기간 기아 역시 1575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순매수 4위에 해당한다.

손주섭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자동차업종 주가의 저평가, 전기차 관련 2차전지 및 해당 업종에 대한 관심이 커져 외국인의 매수세 증가로 연결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현대차와 기아는 미국 시장에서 우수한 판매 실적을 달성했음에도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안(IRA) 시행으로 상승세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며 주가 상방이 제한되는 모습이었다.

IRA는 전기차 중고차와 신차에 최대 7500달러(약 1000만원)의 세제 혜택을 주는 방안이 담고 있으나 지원 대상이 미국에서 생산되는 전기차로 한정됐다.

증권가에서는 현대차와 기아가 미국에서 판매 중인 '아이오닉5' 'EV6' '코나' 'GV60' '쏘울 EV' '니로 EV' 등은 전량 국내에서 생산돼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하지만 IRA 법안과 관련한 우려가 과도하다는 지적과 함께 자동차주를 대표적인 강달러 수혜주로 분류되자 주가가 다시 살아났다. 현대차는 오는 2024년 10월 미국 조지아에 연산 30만대 규모의 전기차공장을 조기 완공한 뒤 2025년 추가 증설키로 하면서 시장의 우려를 불식시켰다. 기아도 내년 하반기 미국 조지아공장에서 생산하려던 SUV 'EV9' 등을 조기 양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현대차·기아는 미국에 생산 시설을 갖춘 한국 배터리 회사와 협업, 2024년 하반기 신공장 조기 가동 등을 통해 IRA 우려에 충분히 대응할 수 있다"며 "원화 약세를 활용해 보조금이 가격 경쟁력에 미치는 부담도 상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환율 상승, 실적 기대감 커져

자동차주의 반등은 전반적인 매출 증가 기조 속에 원·달러 환율 상승에 따른 환차익 효과가 주가 상승에 원동력이다. 현대차와 기아가 지난 2·4분기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얻은 환차익은 각각 951억원, 2103억원 수준이다.

영업이익 역시 환율 효과로 약 6000억원 증가하는 효과를 봤다. 원·달러 평균 환율이 1100원대였던 지난해 같은 기간, 현대차와 기아가 각각 320억원과 769억원의 손실을 본 것에 비교하면 뚜렷한 실적 개선세다.

임은영 연구원은 "현재 원·달러 환율은 지난해 평균환율(1144원) 대비 15% 이상 절하됐다"며 "IRA 보조금 지급 악재는 원화 약세 효과로 상쇄 가능한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3·4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3·4분기 현대차의 매출과 영업이익 컨센서스(전망치)는 지난 6월 매출 31조8155억원, 영업이익 2조652억원에서 현재는 매출 34조1771억원, 영업이익 2조6474억원으로 상향 조정됐다.


김현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내연기관차 수익을 통해 비용을 부담할 수 있는 충분한 체력을 비축했다"며 "향후 전용 공장의 완공도 앞당길 수 있다는 점에서 과도한 우려는 지양해도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kmk@fnnews.com 김민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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