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간 일찍 출근하래..나 반바지에 슬리퍼 출근한다"
2022.09.06 06:28
수정 : 2022.09.06 06:44기사원문
태풍 힌남노가 6일 새벽 4시 50분경 경남 거제를 시작으로 한반도에 상륙한 가운데 재택근무를 하지 않는 직장인들은 출근길 대란을 우려하고 있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서 한 이용자가 올린 재택근무 여부에 대한 설문조사에서 6일 오전 6시 기준 투표참여자 611명 중 417명(68.2%)이 '위험해도 출근해야 된다'라고 응답했다. '월, 화 재택 예정'이라고 답한 참여자는 85명(13.9%), '화 재택 예정'이라 답한 참여자는 58명(9.5%)이었다.
태풍의 직접 영향권으로 분류되는 부산, 울산, 경남 지역 직장인들의 글 중에서는 6일 재택근무 지시 등을 받았다는 내용이 많았다. 5일 오후부터 재택근무로 전환됐다거나, 6일 오후 출근으로 변경됐다는 등 근무 시간이 변경됐다는 글도 올라왔다. 특히 네이버 등 주요 IT기업은 6일 전사 재택근무를 권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도 자율출퇴근 등을 권고하는 문자를 임직원들에게 발송했다.
반면 직장에서 정상 출근이 예고됐다면서 출근길을 우려하는 직장인들도 많았다. 한 누리꾼은 "오히려 태풍이 예고됐으니 출근에 차질이 없도록 1시간 일찍 나오라는 공지가 내려왔다"고 했다. "그런거 없음", "사람이 위험하니까? 현실은 회사 물품 위험하니까 출근하러 가야함", "재택할 수도 있으면서 굳이 출근시키는 우리회사. 나 내일 반바지에 슬리퍼 신고 출근한다. 말리지마", 등의 푸념 섞인 반응도 이어졌다.
고용노동부는 태풍 힌남노에 대비해 기업들에게 재택근무나 출근시간 조정 등의 활용을 권고했다. 고용부는 5일 "전국 지방관서 및 안전보건공단을 통해 민간 기관과 기업을 대상으로 근로자들 태풍의 위험에 노출되지 않도록 재택근무, 유연근무 및 출근시간 조정 등의 방법을 활용할 것을 적극 안내·독려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부의 이같은 조치는 법적 의무가 아닌 단순한 권고 차원일 뿐이어서 이를 지키지 않아도 아무런 불이익이 없다.
한편 태풍 힌남노는 6일 오전 4시 50분경 경남 거제 인근에 상륙했다. 힌남노는 북북동쪽으로 계속 이동하며 경남권 동부와 경북 남부 동해안을 지나 동해 남부해상으로 진출할 것으로 전망된다.
sanghoon3197@fnnews.com 박상훈 수습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