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힌남노' 걷히자…총수 '해외 현장경영' 시계 다시 돈다

      2022.09.07 05:00   수정 : 2022.09.07 05: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초강력 태풍 '힌남노'가 한반도를 빠져 나가면서 멈췄던 재계의 해외 현장경영 시계도 다시 돌기 시작했다.

대기업 총수들은 모처럼 추석 연휴를 맞아 해외거점 사업장들을 잇따라 점검, 하반기와 내년 사업 구상에 몰두할 계획이다. 특히 해외 출장 기간에도 틈틈이 시간을 내 2030 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를 적극 지원할 예정이다.



이재용, 추석 연휴 英 출장…'ARM 인수설' 고개

7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이번주 초께 영국 출장을 예정했으나 태풍 '힌남노'가 북상하면서 비행 일정을 8~9일께로 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매주 목요일 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합병 혐의 재판과 3주 간격으로 금요일에는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 재판에 출석하고 있다.
하지만 추석 연휴(9∼12일)로 재판 일정이 잡히지 않으면서 2일 재판 출석 이후 15일까지 12일간 재판 일정이 없다.

앞서 대통령실은 모든 역량을 결집하는 차원에서 이 부회장을 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한 특사로 파견하기로 결정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지난달 말 기자간담회에서 "이 부회장이 추석에 임박해 구라파(유럽) 쪽에 출장을 가 부산엑스포 유치 작업을 해주실 것 같다"고 밝힌 바 있다.

재계에서는 5일(현지시간) 취임한 영국의 리즈 트러스 신임 총리와 이 부회장이 면담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부회장의 영국행이 임박하면서 그동안 주기적으로 나왔던 공룡 팹리스(반도체 설계) 기업 'ARM' 인수설도 고개를 들고 있다.

이와 관련,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 1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 전시회인 'IFA 2022'에서 기자들과 만나 "(M&A와 관련해) 기존 사업이나 미래 성장동력을 갖추기 위해 광범위하게 보고 있고 많은 진척이 있었다"며 "업종과 회사를 밝히진 못하지만 상당부분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재계 관계자는 "이번 이 부회장의 일정을 두고 미래의 '뉴 삼성'과 연계해 그림을 그리는 시각이 많을 것"이라며 "삼성이 대규모 인수합병(M&A)을 예고한 시간이 점점 길어지는 만큼 이 부회장의 해외 일정에 맞춰 그 기대감도 커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의 지난 2·4분기말 연결 기준 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은 124조원에 달한다. 차입금을 뺀 순현금도 107조9100억원이다.

최태원·정의선·구광모, 부산엑스포 유치 지원 가세
대통령실은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겸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기업 총수들 역시 특사로 파견해 해외에서 엑스포 유치 교섭 활동을 적극 지원할 것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은 이달 일본을 방문해 엑스포 유치 지원 활동을 추진하고 있다.
최 회장은 일본 기시다 후미오 총리와의 만남을 조율하고 있으며, 2025년 엑스포가 열리는 일본 오사카 지역도 방문할 것으로 보인다. 나머지 기업 총수들도 앵커기업으로 할당된 국가에서 유치전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다른 대기업 총수의 특사 파견과 관련해 대통령실 관계자는 "엑스포 민간위원장(최 회장)을 특사로 할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면서도 "나머지 기업 대표에 대해서는 알려드릴 수 있을 때 알려드릴 것"이라고 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