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부는 물난리·서울은 파란하늘…"호들갑 심했다" vs "공감능력 부족"

      2022.09.06 15:55   수정 : 2022.09.06 17:54기사원문
제11호 태풍 '힌남노'의 영향으로 많은 비가 내린 6일 불어난 강물에 잠긴 서울 반포한강공원 위로 파란 하늘이 펼쳐져 있다. 2022.9.6/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힌남노가 쏟아부은 물폭탄에 포항시 도로 곳곳에 집기류와 공유스쿠터가 나뒹굴고 있다.2022.9.6/뉴스1 ⓒ News1 최창호 기자


힌남노가 상륙한 6일 경부고속도로 경주나들목 인근 경주시 율동이 물에 잠기자 지붕 위로 대피한 개 한 마리가 떨고 있다.

2022.9.6/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서울=뉴스1) 김정현 기자 = "언론에서 엄청 호들갑 떨었는데 생각보다 별것 아니네요."
"포항 등 남쪽은 난리났는데 너무 '서울민국'스러운 말 아닌가요."

제11호 태풍 '힌남노'가 6일 오전 7시10분쯤 울산 앞바다를 통해 한반도를 빠져나갔다. '역대급' 태풍 우려에 비해 피해가 적었다는 목소리와 포항 등 남부 피해에 대한 공감 부족이라는 상반된 의견이 나오고 있다.


◇ 빠르게 빠져나간 힌남노에 "생각보다 피해 없는데 호들갑"

힌남노는 움직임이 예상보다 빨랐고 경로도 동쪽으로 더 꺾이면서 한반도에 머문 시간도 예상보다 짧았다.

태풍의 영향이 크지 않았던 서울 등 수도권은 새벽부터 비가 그치고 하늘이 맑았다. 지난 밤 서울에서 접수된 피해 신고도 41건에 그쳤다. 모두 가로수·교통신호기·포트홀(도로 파임) 등 시설물 파손 신고였으며 인명 피해는 아예 없었다.

이때문에 피해가 크지 않았던 지역을 중심으로 "매미 수준의 역대급 태풍이라더니 호들갑이 너무 심했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서울 성동구에 사는 직장인 A씨(33)는 "얼마 전 수도권 폭우 때문인지 이번에 호들갑이 있었던 것 같다"며 "태풍이 위험한 건 알지만 과장된 경고가 반복되면 경각심을 가져야 할 순간 방심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 서초구에 거주하는 최모씨(38)도 "역대급 태풍이라는 경고에 테이프로 창문을 붙이고 창문틀에 박스를 잘라 끼웠다"며 "그런데 실제 별다른 영향이 없어 다음부터는 좀 걸러 들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기상청은 한반도 상륙 후 힌남노가 중심기압 950헥토파스칼(h㎩), 최대 평균풍속 초속 43m가 될 것으로 예상했으나 실제로는 955.9h㎩, 37m로 예상보다 약했다. 이때문에 피해가 예상보다 크지 않아 다행스럽지만 예측이 다소 부정확한 사실이 드러났다.

◇ 남부는 힌남노 직격…"호들갑 운운은 공감능력 부족"

반면 포항·경주 등 직격탄을 맞은 남부 지방의 피해를 생각하면 섣불리 '과장 예보'라고 언급할 수 없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포항 등 경북 지역은 침수와 범람 등 큰 피해를 입었고 인명피해까지 발생했다.


대구기상청에 따르면 5일부터 6일 오후 1시까지 경북지역 누적 강수량은 △포항 378.7㎜ △경주 244.7㎜ △김천 159㎜ △구미 137.6㎜ △상주 108.1㎜였다.

포항이 고향이라는 직장인 김모씨(29)는 "포항의 저지대에 물난리가 나 생활터전이 망가졌다고 하는데 자기가 사는 곳에 피해가 적다는 이유로 호들갑 떤다고 비판하는 것은 공감능력의 부족을 드러내는 것일 뿐"이라고 꼬집었다.


마산 출신 직장인 신모씨(31)도 "어린 시절 마산에 살 때 태풍 매미 때문에 허리까지 물이 찼던 무시무시한 경험을 했다"며 "고향 걱정에 수해 관련 기사를 계속 찾아보고 있는데 별거 아니었다는 말을 들으면 '서울공화국'이라는 생각이 안 들 수 없다"고 푸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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