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고환율에 물가상승 가속, 빅스텝 불렀다"

      2022.09.08 12:00   수정 : 2022.09.08 12: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가파른 물가상승 속도에 환율 상승으로 인한 추가 물가상승이 금리인상 폭을 확대했다는 분석이다. 한국은행을 비롯한 주요국이 기준금리를 0.05%p 이상 올리는 빅스텝의 배경이 됐다는 평가다.

8일 한국은행이 의결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2022년 9월)에 따르면 최근 한은을 비롯한 주요 선진국 중앙은행 대부분이 빅스텝으로 금리를 인상한 것은 물가 대응을 강화할 필요성에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주요국의 빅스텝 인상은 2000년대 초반 이후 20여년 만이며,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50%p 이상 인상한 것은 지난 7월이 처음이다.

우선 빠른 물가인상 폭과 속도가 영향을 미쳤다.
최근 주요 선진국의 물가 상승률은 1980년대 초반 이후 가장 높은 8~10% 수준으로 상승했다. 이에 기대인플레이션과 임금 상승률도 빠르게 상승했다는 것이다.

국내에서도 지난 6월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6%대로 상승하면서 물가 상황에 대한 우려가 높아졌다. 6%대 물가는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11월(6.8%) 이후 처음이다. 특히 상승 속도가 빠르게 가속됐다. 3%대 물가 상승률이 5%대가 될 때까지 7개월이 걸렸으나, 5%대에서 6%대로 올라선 것은 한 달 만이었다. 물가 상승률이 5%를 웃도는 품목 비중도 50%에 이르는 등 공급 요인뿐만 아니라 수요 압력도 커져 물가 오름세가 광범위하게 확산됐다.

이와 함께 환율상승에 따른 물가상승 압력이 추가 확대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올해 들어 미 달러화 대비 주요국의 통화가치가 큰 폭으로 절하되면서 국제원자재가격 상승이 각국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증대되고 뉴질랜드, 노르웨이, 스위스 등은 자국 통화 절하에 따른 수입물가 상승을 빅스텝 배경의 하나로 언급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원·달러 환율 상승이 금년 상반기 중 소비자물가를 0.4%p 정도 높인 것으로 추정됐다. 원화약세 기대는 외국인 투자자금 유출압력을 높이고 이는 다시 추가적인 원화약세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한은은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 높은 물가 오름세 지속 등으로 주요국의 성장세가 점차 둔화될 것으로 전망되지만 주요국 대부분은 고물가에 대응해 빅스텝 인상을 결정했다"며 "고인플레이션 대응 과정에서 단기적인 성장 손실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으며, 과거 경험에 비추어 볼 때 물가를 빨리 안정시키는 것이 성장 측면에서 장기적으로 이익이 더 클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jiany@fnnews.com 연지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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