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태풍에 '빗물터널'은 필수…국가적 지원 있어야"

      2022.09.08 16:21   수정 : 2022.09.08 16:21기사원문
"태풍 '힌남노'의 북진에 긴장했지만 다행히 서울시는 큰 피해가 없었다. 다만 기후변화에 따라 초강력 태풍이나 집중호우가 언제든 서울시를 위협할 수 있다. 결국 대심도 배수터널이 필수인데 정부의 지원 확대가 필요하다.

"

지난달 서울에 내린 비는 그동안 경험하지 못한 수준이었다. 1시간 동안 동작구에 141.5㎜, 강남구에 116㎜, 서초구 및 관악구에 110㎜ 이상의 폭우가 내렸고 많은 피해를 남겼다.

서울시 수방대책을 담당하는 한유석 서울시 물순환안전국장(사진)은 8일 "지난달 서울 지역에 내린 폭우로 8명의 안타까운 인명과 많은 재산피해가 발생했다"며 "서울시 수방대책의 책임자로서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는 말로 인터뷰를 시작했다.

지난달 폭우는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분석됐다. 실제 시간당 50㎜ 이상 강우 횟수가 1960년대 대비 10배 증가했고, 예측 불가한 이상강우가 빈번해지고 있다.
제주 및 경남 지역을 강타한 태풍 힌남노도 기후변화의 영향을 받은 태풍이다. 바다 수온이 높아지면서 고위도에서 초강력 규모로 발생한 태풍이기 때문이다. 집중호우에 대처하기 위한 적극적인 정책의 수립 필요성이 높아졌다.

한 국장은 "이번보다 더 큰 규모의 집중폭우도 배제할 수 없기에 서울시 수방정책은 보다 정교하고 다각화하는 방향으로 전환하고 있다"며 "무엇보다 인명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주안점을 두겠다"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침수취약지역 6개소에 대심도 배수터널을 설치, 침수취약지역의 홍수대응능력을 50~100년 빈도(최대 110㎜/시)로 높일 계획이다. 고속도로에 있는 대형터널이 지하에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강우 시 빗물이 이 터널에 모이게 된다.

한유석 국장은 "시간당 110㎜의 강우를 처리하려면 하천·하수관·저류조 등의 시설이 확장돼야 하는데, 서울시는 도시기능이 고도로 집약돼 있어 공간적으로 한계가 있다"며 "여러 대안이 논의되고 있지만 도시 지역에서는 지하 40~50m 깊이에 큰 물길을 만들어 주는 대심도 배수터널이 공공의 편익을 위한 최선의 선택"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2027년까지 강남, 도림천, 광화문 3개소에 먼저 대심도 배수터널을 설치할 계획이다. 한 국장은 "세곳을 동시 추진하기에는 예산 부담이 크고 빗물저장시설 설치 관련 국고보조율이 50%에 불과한 만큼 정부의 지원 확대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방재시설의 수용범위를 벗어난 강우를 대비해 시민들의 인명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대응체계를 지능화하고 촘촘한 안전망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2005년부터 시작한 자연기반해법(NBS)의 물순환회복 사업도 이어가 2040년까지 시간당 48만㎥의 빗물관리시설을 추가 확충할 계획이다. 서울시 전역에서 빗물을 머금어 여의도 면적의 14배에 해당하는 불투수면적을 자연물순환공간으로 전환하는 효과가 있다.


한 국장은 "치수 목표기준을 상향하고 그에 따라 방재인프라를 개선하는 것은 많은 비용과 시간이 필요하지만 불가피하다"며 "집중폭우에 대비해 홍수대응역량을 지속 강화하고 시민의 안전을 지키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ronia@fnnews.com 이설영 기자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