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 부산이전 작업 가속… 노조는 "파업 불사"

      2022.09.12 18:18   수정 : 2022.09.12 18:18기사원문
산업은행의 부산 이전이 본격화되면서 내부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산은 노조는 금융노조의 총파업이 예정된 16일 이전에 단독파업에 들어가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과 강석훈 산은 회장이 산은의 부산 이전 의지를 재확인한데다 산은의 부산 이전 로드맵까지 공개되며 내부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지난 7일 예정됐던 본점 지방 이전 관련 설명회도 무산됐다. 강 회장은 산은 본점 이전과 관련해 한국산업은행법 개정 등 추진 과정을 설명하고, 이전 방식을 둘러싼 각종 풍문을 해명하고자 직원 대상 설명 자리를 마련했으나 직원들의 거센 항의 탓에 설명회장을 떠났다.
강 회장이 추석 연휴 전인 지난 8일 산은 직원들에게 '임직원 여러분께 드리는 서신'이라는 메일에서 "우리가 지방으로 이전을 한다고 해서 산은의 역할이 축소되거나 우리 조직의 경쟁력이 약화되지 않도록 회장으로서 최선을 다할 것임을 약속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산은 내부 반발은 여전하다. 특히 금융위원회가 작성한 산은의 부산 이전 관련 로드맵이 국민의 힘 김희곤 의원실을 통해 공개되면서 단독 파업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로드맵은 내년 중 이전 대상 인력과 부지를 확정하고 사옥 신축에 돌입한다는 내용 등을 담았다.

조윤승 산은 노조위원장은 "설명회가 무산된 결정적 계기가 산은 이전 로드맵이었다"면서 "금융위가 김희곤 의원실에 제출한 '산은 이전 계획 보고서는' 전부 허위로 산업은행과의 협의를 전혀 하지 않은 채 내놓은 것"이라고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조 위원장은 "16일 금융노조 총파업에 앞서 개별파업에 나서야 한다는 조합원 의견이 많다"고 말했다.

갈등이 격화되는 가운데 산은 퇴사자는 급증하고 있다. 노조에 따르면 상반기에 40명, 7~8월에 20명가량 퇴사해 지난 달 말까지 60여명 정도 퇴사한 것으로 추산된다. 조 위원장은 "회사에서 집계한 것은 굉장히 보수적으로 잡은 거라 예컨대 그만두려고 연차를 몰아서 쓰는 직원들도 있고 해서 내부적으로는 70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직원들의 거센 반발 속에 지지부진했던 산은 본점 이전은 윤 대통령이 조속한 추진을 지시하며 속도를 내는 모양새다. 윤 대통령은 8월 31일 경남 창원 부산신항에서 열린 제7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산업은행은 부·울·경(부산·울산·경남) 지역으로 이전해 해양도시화, 물류도시화, 첨단 과학산업 도시화로의 길에 꼭 필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강 회장은 "이해관계를 잘 조정하고 산업은행의 경쟁력이 훼손되지 않도록 관계부처와 긴밀히 협조해 최대한 신속하게 이전을 추진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국회 역시 한국산업은행법 개정에 적극적이다. 산은법 4조 1항은 '한국산업은행은 본점을 서울특별시에 둔다'라고 규정하고 있어 이전을 위해선 법 개정이 필수적이다.
로드맵에 따르면 산은법 제4조 개정은 내년까지 완료되는 것으로 나와있다.

padet80@fnnews.com 박신영 김동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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