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매출 90%, 강달러에 게임업계 웃는다
2022.09.14 05:00
수정 : 2022.09.14 05: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원·달러 환율 1400원 전망 등 고환율 기조가 계속되자 해외 매출 비중이 높은 국내 게임사들이 수혜를 입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게임은 달러 강세에 따른 원자재 가격 변동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지 않고, 해외매출을 미 달러(USD)로 받는 경우 환차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14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국내 상장 주요 게임사들의 올해 상반기 기준 전체 매출 대비 해외 매출 비중은 30~90%대까지 다양하다.
각 게임사 반기 보고서에 따르면, 넷마블은 올해 상반기 합산 해외 매출이 약 1조879억원으로 전체 매출 중 84%가 해외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2·4분기만 두고 봤을 때 북미(49%) 매출 비중이 가장 높고, 유럽(12%)과 동남아(11%), 일본(8%) 등이 뒤를 이었다.
크래프톤은 상반기 기준 해외 매출 비중이 전체 매출 중 94%를 차지했다. 해당 기간 한국을 제외한 아시아 매출(8078억원) 비중이 크고, 북미 및 유럽에서도 8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펄어비스도 올해 상반기 해외매출이 1469억원을 기록,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81%에 달한다. 이중 북미 및 유럽 외 지역의 매출이 929억원으로 가장 높게 집계됐다.
해외 매출 비중이 비교적 높지 않은 게임사 또한 그 비중을 높여가는 모양새다. 엔씨소프트의 올해 상반기 전체 매출 1조 4196억원 가운데 해외 매출은 5074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36%를 차지했다. 이중 북미 및 유럽 매출은 1·4분기 374억원에서 2·4분기 399억원으로 증가해 해당 지역 매출이 전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해외 매출 비중이 높은 게임사의 경우 환율이 오르면서 긍정적인 상황에 놓였다"며 "지난해 말부터 환율이 조금씩 올라 올해 반기에는 환차익이 실적에 반영된 게임사도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환율 상승에 따른 부담도 만만치 않을 것이란 시각도 나온다. 해외 지식재산권(IP)을 국내에 서비스하고, 비용을 달러로 지급할 경우 환손실이 발생할 수 있어서다. 또한 외화 차입금에 대한 부담도 가중될 수밖에 없다. 환율 상승으로 외화 차입금 관련 환산 손실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성태윤 연세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해외 매출 비중이 높은 기업들은 환율 상승으로 이익이 생길 수 있는 부분도 있지만, 자금 조달이 해외 부채로 돼있는 경우 그 이상으로 환차손이 발생할 수도 있는 상황"이라며 "기업의 재무적인 자금조달방식 차이나 주요 매출이 발생하는 지역이 어느 곳인지에 따라 고환율이 미치는 효과는 상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soup@fnnews.com 임수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