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유출 완벽 처리… 해양환경 지키는 ‘부산해경 방제7호정’

      2022.09.13 18:29   수정 : 2022.09.13 18:29기사원문
해양환경을 오염시키는 가장 큰 원인은 육지에서 흘러나오는 각종 오염물질과 쓰레기다. 이어 두 번째라면 선박사고로 인한 기름유출일 것이다. 아직까지도 많은 사람들의 머릿속에는 지난 2007년 태안 기름유출 사고의 아픈 기억이 남아 있다.



주로 선박 간의 충돌이나 선원의 부주의로 발생한 기름유출은 해수면에 얇은 유막을 만들어 넓게 퍼져나간다. 특히 바다 표면에 번진 유막은 대기에서 바다로 산소가 녹아들어 가는 것을 방해해 용존산소가 줄어들어 해양 생태계에 악영향을 미친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이러한 해양 기름유출사고는 선원의 부주의에 의해 생기는 경우가 태반이라는 점이다.

기자는 최근 우리나라 수산물류의 중심지인 부산 감천항에 자리한 부산해양경찰서 해양오염방제과 방제7호정(150t·정원 9명)을 찾았다.

방제7호정은 2014년 1월 취역해 2017년 감천항 중앙부두에 전진 배치됐다. 컨베이어벨트식 유회수기와 오일펜스 장치를 갖추고 전국 무역항 중에서도 선박통항량이 가장 많은 남외항~감천항~다대포 일원에서 해양오염 확산 방지 및 긴급방제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정동인 정장(경감)은 "부산은 우리나라에서 크고 작은 해양오염사고가 가장 많이 생기는 지역입니다. 최근 5년간 전국 해양오염사고의 약 20%가 발생했고, 전국 무역항 기준 선박통항량이 가장 많아 대형 해양오염사고 위험이 상존하는 지역이 바로 부산입니다"라고 말했다.

방제정은 일반 해경 경비정과 달리 방제업무에 특화돼 설계됐다. 150t 규모의 중소형 선박이지만 최대 5000t급 선박의 수준의 마력을 지니고 있을 만큼 강력한 힘을 갖추고 있다. 특히 선체 뒤쪽에 프로펠러 2개가 장착돼 있어 앞뒤로만 움직이는 일반 선박과 달리 움직임이 자유롭다. 즉 예인선처럼 선체가 제자리에서 360도 회전이 가능하다. 이 같은 성능으로 오일펜스를 끌고 당기며, 물의 저항을 뚫고 100㎥/h의 기름을 회수할 수도 있다.

먼저 방제7호정에 올라 고형식 B형 오일펜스 장치를 살펴봤다. 영도에 위치한 해상교통관제센터(VTS)에서 어떤 사고를 알려오면 방제7호정이 현장에 달려가 기름유출 유무부터 살핀 뒤 먼저 수행하는 작업이 오일펜스 설치다. 기름 유막이 확산되는 것을 재빠르게 막기 위해서다.

오일펜스 설치는 어렵고 위험한 작업이다. 날씨에 따라 작업에 제약이 뒤따른다. 특히 악천후나 파도가 심한 날에는 기름 확산 속도도 빨라 자칫 골든타임을 놓칠 수도 있다고 정 정장은 설명했다. 이 때문에 방제정에는 순환근무를 하는 경찰과 함께 방제직 공무원이 섞여 있다. 공무원은 이 분야에서 오랜 기간 근무하면서 다양한 환경에서 방제 경험을 쌓은 베테랑들이다. 방제7호정은 정원이 9명이지만 현재는 인력이 부족해 8명만 근무하고 있다.

오일펜스가 기름 확산을 막으면 다음은 바다에 유출된 기름을 걷어내는 일이다. 방제작업 중 동원되는 기름 제거기법은 유회수기, 유흡착재, 유처리제 등 크게 3가지인데 방제정에 설치된 유회수기는 해상에서 유흡착재가 달린 컨베이어벨트를 수면 아래로 내렸다 올렸다를 반복해 기름을 끌어올리는 방식이다. 다만 중질유(벙커·Bunker)에만 해당된다.

방제7호정이 2017년부터 지금까지 수행한 임무는 해양오염방제 98건, 선외검사 4500척, 안전계도방송 1050회 등이다. 올해는 해양사고 28건을 처리했다.

해경은 해양오염사고가 사후처리보다 사전예방 활동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올해 해경은 해양오염사고를 24시간 대응하기 위해 예방기동계를 신설하고 주야간 순찰 및 점검을 대폭 강화했다.
그 덕분에 올해 부산지역에는 해양오염사고가 40% 감소하기도 했다.

정 정장은 "해양 생태계는 한번 오염되면 되돌리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모든 사고가 그렇지만 사고 예방은 수십 번을 강조해도 부족하지 않습니다"라고 힘줘 말했다.

demiana@fnnews.com 정용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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