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거리 캐스팅 데뷔 이정재, 연기력 논란딛고 감독으로 월드스타로 신세계 열었다
2022.09.14 08:27
수정 : 2022.09.14 16:20기사원문
배우 이정재가 12일(현지시간) 아시아 국적 배우로는 처음으로 미국 에미상 남우주연상을 거머쥐며 ‘제3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는 것을 확실히 증명해냈다.
12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마이크로소프트 극장에서 제74회 프라임타임 에미상(74th Primetime Emmy Awards, 이하 에미상) 시상식이 진행됐다.
이날 이정재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오징어게임'으로 남우주연상을 수상하며 에미상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모델 일을 하다 1993년 드라마 '공룡선생'으로 첫 연기 데뷔를 한 이정재는 청춘스타로서 ‘제1의 전성기’를 누렸다.
이후 이정재는 1990년대 국민 드라마 '모래시계'(1995)로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윤혜린(고현정 분)의 보디가드 백재희 역을 맡은 그는 한 발 뒤에서 혜린을 묵묵하게 지키는 모습으로 여심을 훔쳤다.
이후 영화 '태양은 없다'(1999)로 27살의 나이에 청룡영화제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이 작품을 통해 연예계 대표 '절친'으로 소문난 배우 정우성과도 인연을 맺었다.
이후 이정재는 30·40대 배우로서 변화무쌍한 캐릭터들을 소화하며 제2의 전성기를 이어갔다. 그는 당시 작품마다 180도 바뀐 모습으로 다양하게 등장해 '캐릭터 수집가'라는 별칭을 얻기도 했다.
영화 '정사'에서는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하는 앳된 청년 우인, '선물'에서는 시한부 통보를 받은 아내만을 위해 무대를 준비하는 무명 개그맨 용기, '태풍'에서는 강인한 해군 장교 강세종, '사바하'에서는 신흥종교단체의 실체를 쫓는 속물 박 목사,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에서는 형제를 죽인 청부살인업자를 향한 복수를 꿈꾸는 레이 역으로 매력을 발산했다.
칸 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작인 임상수 감독의 '하녀'(2010)에서는 욕망에 충실한 주인집 남자 훈으로 등장해 특유의 카리스마로 관객들을 매료시켰다.
이후 영화 '도둑들', '신세계', '관상', '암살', '신과 함께' 등 출연 영화들을 연달아 흥행시켰다. 천만 관객을 넘어선 출연작이 4개나 된다.
지난해부터는 '오징어 게임'으로 월드 스타 반열에 등극하며 또 한 번의 전성기를 맞았다.
그러나 이정재의 글로벌 행보는 이제 끝이 아닌 시작이다.
이정재는 '헌트'를 통해 칸 영화제를 방문하고 여기에 토론토 영화제, 그리고 시체스 영화제까지 해외 유수의 영화제를 감독으로서 참석하게 됐고, 주전공인 연기 무대도 훨씬 넓어졌다. 지난 2월에는 미국의 대형 에이전시인 CAA(Creative Artists Agency)와 계약하며 브래드 피트, 톰 행크스 등과 어깨를 나란히했고, 스티븐 스필버그와 같이 연출가 활동에 대한 계약까지 하며 한계 없는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이정재는 '오징어 게임'의 시즌2로도 돌아올 것이 예상되며, 해당 작품은 2024년경 공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디즈니+(플러스)가 제작하는 '스타워즈' 드라마 시리즈인 '애콜라이트'(Acolyte)의 출연도 유력한 상황이다. 이미 데드라인 등 현지 연예 매체들은 이정재가 주인공으로 출연하게 됐다는 소식을 전해왔다. 이정재도 "자세히 말씀드릴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예고하며 출연에 대한 가능성을 더 높였다.
이정재는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기대치를 뛰어넘어야 노력을 다했다고 생각한다. 기대치만큼 하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고 작품에 임하는 태도를 밝혔다.
sanghoon3197@fnnews.com 박상훈 수습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