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연봉 1억 넘는데..노조가 총파업 예고 "주 36시간 근무"

      2022.09.15 07:17   수정 : 2022.09.15 14:49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주 36시간 4.5일제 근무 등을 요구하는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이 오는 16일 6년 만에 총파업을 강행한다.

금융노조는 14일 오후 서울 명동 은행회관 앞 정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는 16일 오전 9시부터 전국 7000여개 금융사업장에서 일하는 10만 노동자들이 참여하는 총파업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16일 하루 동안 진행되는 이번 총파업은 오전 10시 광화문 세종대로 사거리에서 시작해 대통령 집무실이 있는 삼각지까지 행진한다는 계획이다.

금융노조의 핵심 요구 사항은 △한은 물가상상률만큼인 5.2% 임금 인상 △임금 삭감 없는 주 36시간(4.5일제) 1년간 시범 실시 △영업점 폐쇄 중단 및 적정 인력 유지 △산업은행의 부산 이전 중단 △정년 연장과 임금 피크제 개선 등이다.

그러나 높은 임금과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로 ‘신의 직장’으로 불리고 있는 금융권 직원들의 파업에 공감할 수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
작년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평균 연봉이 1억550만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고객들이 금리 급등의 고통을 겪는데 억대 연봉을 받는 ‘귀족 노조’가 임금을 올려 달라며 총파업을 하는 것은 ‘집단 이기주의’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금융노조가 주장하는 4.5일 근무제에 대해서도 적반하장이라는 반응이 많다. 은행이 코로나 사태 때 영업시간을 오후 4시 30분에서 오후 3시 30분으로 1시간 단축한 이후, 사회적 거리 두기가 전면 해제된 지 5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영업시간을 정상화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영업시간 정상화는 노조의 동의가 있어야 가능한데, 노조는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전면 해제될 때까지 단축 영업을 그만둘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은행 고객들 사이에선 “이미 단축 영업으로 업무량이 줄어든 상황에서, 지금의 영업 방식을 고착화하기 위한 수단으로 주 36시간 근무를 주장하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는 불만도 나온다.

금융노조 내부에서도 총파업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이 나오고 있으며, 시중은행들의 동참률이 낮아 파업이 큰 동력을 얻지는 못할 전망이다. 노조의 핵심 사업장 중 하나인 농협과 우리은행도 총파업에 사실상 불참하기로 했다.

앞서 2016년 금융노조 총파업 당시 은행권 참가 인원은 1만800여명으로, 전체 조합원의 15% 수준에 그쳤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의 파업 참가율은 2.8%였다. 이번 파업 참가율이 6년 전보다 더 줄어들 수 있단 전망도 나온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특히 젊은 직원들 사이에서 노조의 총파업이 국민 눈높이와 맞지 않는다는 인식이 점점 커지고 있는 것 같다”며 “파업 전날까지 진행되는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지점들의 정상 영업에 차질이 생길 정도로 보지는 않고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연봉 1억 귀족 노조’라는 세간의 시선에 대해 박홍배 금융노조 위원장은 지난달 29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평균연봉 근거인 금융감독원 공시자료는 행장, 부행장, 임원, 지점장, 부지점장 등 관리자까지 포함한 것”이라며 “상반기 8억 원을 넘게 받은 임원과 직원을 한 바구니에 넣고 평균을 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조합원들, 특히 저임금직군 노동자들의 형편과 (1억 연봉은) 거리가 멀다”며 “가령 직원의 70%가 최저임금을 적용받고 있는 현금 수송 노동자들 입장에서는 상실감을 느낄 수밖에 없는 표현”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그는 노조가 국책은행 한곳을 조사해본 결과 조합원 기준 임금 평균이 약 7200만 원도 안 됐다고 덧붙였다.

sanghoon3197@fnnews.com 박상훈 수습기자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