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호엔케어, 농심·헬스밸런스 등 식품업체 인수 '각축'
2022.09.15 09:01
수정 : 2022.09.15 09:01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건강기능식품 전문기업 천호엔케어 인수를 두고 농심 등 식품업체가 각축을 벌이고 있다. 본업과 시너지를 내면서 사업 다각화를 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대중 인지도가 있을 뿐만 아니라 시장 자체가 매해 꾸준히 성장하는 만큼 안정적인 캐시플로우(현금흐름)도 한몫했다.
1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최근 천호엔케어 매각 예비입찰에는 농심은 물론 헬스밸런스, 식품업을 영위하고 있는 상장사 등이 관심을 보였다. 숏리스트(인수적격후보)는 농심, 헬스밸런스 등 4~5곳이다. 매각 본입찰은 10월 말께로 예상된다.
매각 대상은 카무르프라이빗에쿼티(PE) 등이 보유한 76.8%다. 예상 매각 가격은 500억~6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원매자들은 천호식품의 브랜드 가치와 텔레마케팅(TM) 조직 경쟁력을 높게 보고 이번 인수전에 뛰어든 것으로 전해졌다. 고가건기식 시장에서 지명도가 있을 뿐만 아니라 TM을 통한 매출 기여도가 높아서다.
농심은 라면에 편중된 매출 비중을 다각화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2013년 건강 커피라는 콘셉트로 커피 시장에 진출했다. 녹용과 녹골 등에 포함된 성분 '강글리오 사이드'를 강조한 것이다. 년 3월 건기식 '라이필 더마 콜라겐'을 출시하며 시장에 본격 발을 들였고, 이어 '라이필 더마 콜라겐 비오틴', '라이필 더마 콜라겐 프로틴' 등 관련 제품을 다양하게 선보여왔다. 지난달에는 프로바이오틱스 신제품 '라이필 바이탈 락토'를 내놨다.
천호엔케어 인수는 신동원 농심 회장이 직접 진두 지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농심이 이번 인수를 성공하면 지난 1965년 창립 이후 첫 대규모 인수합병(M&A) 거래가 된다.
헬스밸런스는 건강기능식품 전문 기업인 만큼 외형을 키우기 위한 인수전 참여로 보인다. 지난해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 스톤브릿지캐피탈은 국내 식품회사와 컨소시엄을 통해 헬스밸런스를 인수한 바 있다.
천호엔케어는 1984년 부산에서 천호물산으로 설립돼 1990년 천호식품으로, 2018년 천호엔케어로 사명을 교체했다. 경남 양산에 공장을 뒀다.
주력 제품은 흑염소·흑마늘·도라지배즙, 홍삼액 등 엑기스 제품이다. 미국, 중국, 호주 등 10여 개국에 유통채널을 두고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카무르PE는 카무르파트너스에서 분사하기 전인 2015년 '에이콘제1호 유한회사'와 '밸리치더블케이 유한회사'를 내세워 천호엔케어 지분 49%를 매입했다. 이후 창업주이자 최대주주인 김영식 전 회장과 그의 자제 김현주씨의 지분 전량을 매입했다. 지난해 말 기준 에이콘제1호 유한회사, 밸리치더블케이 유한회사의 천호엔케어 보유 지분은 전환상환우선주를 포함해 58.1%다.
카무르PE는 2017년 이승우 전 아워홈 사장을 천호엔케어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현재 천호엔케어를 이끌고 있는 손동일 대표도 LG유통(현 GS리테일)과 아워홈을 거친 전문가다.
고객 연령층을 확장하는 전략도 구사했다. 중장년층을 넘어 2030세대로 확대를 위해 제품 라인을 보강했다. 음료브랜드, 숙취해소 환 제품 등이다. 유통 채널도 편의점 등으로 다양화하면서, 온오프라인 전략을 강화했다.
카무르PE는 중소·중견기업에 대한 바이아웃(Buy-out) M&A 투자를 전문으로 하는 독립계 운용사다.
모델솔루션(내부수익율 65%), 한미반도체(내부수익율 43%), 알파칩스(내부수익율 21%) 등 성공적인 투자 실적들로 알려진 카무르파트너스에서 2018년 2월 분사해 이범준 대표 등이 이끌고 있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