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최태원, 韓재계 인사 중 기시다 총리 첫 만남...日·美 출장서 엑스포 유치 총력

      2022.09.15 20:30   수정 : 2022.09.15 23:18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일본과 미국을 잇따라 방문, 2030 부산 세계박람회(엑스포)유치 활동 및 인플레이션 감축법(IRA)해법 모색에 나섰다. 초미의 관심사였던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의 자연스러운 만남도 성사된 것으로 보인다.

부산 엑스포 유치 지원 민간위원장이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겸하고 있는 최 회장은 15일 1박 2일 일정으로 일본을 방문, 한국 재계를 대표해 부산 엑스포 유치를 위한 일본 측의 지원 확보에 총력을 기울였다.

이날 오후 7시부터는 일본 재계 인사들과 함께 도쿄 미나토구 오쿠라호텔에서 열린 아시아 비즈니스 카운실(ABC)행사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는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도 참석, 한국 재계 인사 가운데 처음으로 기시다 총리와 만남 기회를 가졌다.


최 회장 측은 당초 기시다 총리와의 정식 면담을 추진했으나, 강제 징용 등 한일 간 갈등 현안에 아베 신조 전 총리 사망을 계기로 촉발된 일본 자민당과 통일교 커넥션 문제가 더해지면서 상황이 여의치 않았던 것으로 파악된다. 최 회장의 부산 엑스포 유치 지원 활동의 성과는 다음주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 간 한일 정상회담에서 확인될 것으로 보인다.


최 회장은 이번 방일 기간 일본 정재계 인사들로부터 오사카 엑스포(2025년)유치 노하우를 전수받는 데 주력할 것으로 전해졌다. 대한상의의 일본 측 카운터 파트너인 일본상의의 미무라 아키오 회장이 측면에서 지원해 주고 있다. 부산 엑스포 유치 지원 활동을 통해 한일 경제계의 관계 회복에도 도움이 될 지 주목되는 상황이다.

최 회장은 일본 일정을 마친 뒤 곧바로 미국으로 넘어간다. 미국 내 투자 계획 및 현지 사업장을 점검하는 한편 사업 협력을 논의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최 회장은 지난 7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화상으로 면담한 후 220억 달러(약 29조원) 규모의 대미 신규 투자를 발표했다.

특히 미국이 반도체·전기차용 배터리 등에 자국 내 생산 기조를 앞세우며 한국과 마찰을 빚고 있어 미 정계 인사들과 만나 소통에 나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미국이 최근 통과시킨 '반도체 및 과학법'은 미국에 반도체 공장을 짓는 기업은 투자세액공제 25%를 받을 수 있지만, 보조금 또는 세제혜택을 받는 기업은 향후 10년간 중국 등 투자 우려 국가에 대한 신규 투자가 제한된다. 중국 내 반도체 공장을 두고 있는 SK 입장에선 사업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미국이 다음 달 발표할 14나노미터(1nm=10억분의1m) 이하 첨단공정 반도체 제조장비 수출을 제한하는 수출통제 정책에 대한 논의가 있을 지도 주목된다. 현재 시스템반도체 분야에 한정돼 있지만, 향후 SK하이닉스의 주력인 메모리반도체까지 확대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현재 SK하이닉스는 장쑤성 우시 지역과 라오닝성 다롄 지역에 각각 D램 공장과 미 인텔에서 인수한 낸드플래시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최 회장은 아울러 오는 21일(현지시간)에는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리는 'SK의 밤' 행사에 참석해 현지 인사들에게 부산엑스포 유치 지지를 당부한다. 최 회장의 미국 체류 기간이 윤석열 대통령의 방미 일정과 겹치는 만큼, 현지에서 열리는 대통령 행사에 동행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재계 관계자는 "미·중 패권 다툼으로 인한 여파가 SK의 주력 산업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 만큼 최 회장이 이번 방미 일정에서 정·재계 인사들을 폭넓게 만나 관련 논의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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