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동혁 감독, '오징어 게임' 이후 "행복하고 불편해...부담은 평생 친구"
2022.09.16 14:38
수정 : 2022.09.16 14:38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비영어권 드라마 최초의 역사를 쓴 ‘오징어게임’의 황동혁 감독이 “내일(17일)이면 ‘오징어게임’을 공개한 지 딱 1년이 되는데, 이런 자리를 하게 돼 너무 행복하다. 매우 기억에 남을 1년이 됐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지난 1년 ‘오징어게임’의 신드롬 이후 달라진 것은 무엇일까? 황 감독은 “이가 많이 사라져서, 내가 좋아하는 마른 오징어를 더 이상 못 먹는다.
16일 ‘오징어게임’ 에미상 수상 기념 간담회가 웨스틴조선 서울에서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감독상을 수상한 황동혁 감독을 비롯해 제작자 김지연 싸이런픽처스 대표, 배우 이유미, 채경선 미술감독, 정재훈 VFX 수퍼바이저, 심상민 무술팀장·이태영 무술팀장·김차이 무술팀원이 참석했다. 배우 이정재는 연출작 ‘헌트’가 토론토국제영화제에 초청되면서 함께하지 못했다.
어제 귀국한 황 감독은 시차로 인해 다소 피곤한 모습이었으며, 한 손에 트로피를 들고 청바지에 셔츠 차림의 편안한 복장으로 무대에 올랐다.
황 감독은 비영어권 드라마 감독으론 올해 처음으로 감독상과 각본상 후보에 올랐고, 이중 감독상을 들어오렸다.
그는 가장 받고 싶었던 상을 묻자 “작품상이었다"며 "작품상을 받으면 모두가 다 함께 무대에 올라갈수 있어서 그런 순간이 한번 있었으면 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S 발음이 나오길래 혹시나 스쿼드의 S인줄 알았는데 석세션이라고 해서 잠깐 실망했다"고 부연했다.
수상 소감에서 다 못한 이야기가 있을까? 그는 “어머니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하고 싶었는데 못했다"며 "에미상에 함께 한 스태프와 배우들에게도 감사의 말을 못했다. 연출을 잘했다는 것은 모든 부분이 조화를 이뤘다는 것이라서 모든 분께 감사를 전하고 싶었다”고 답했다.
황동혁 감독은 현재 시즌2 시나리오를 집필 중이다. 그는 "'시즌2'는 내년에 촬영해 내후년에 방영될 계획"이라며 "대본을 쓰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한때 언급됐던 영화를 찍을 계획에 대해 묻자 "시즌2부터 마무리할 계획이다. 지금으로선 시즌2를 상상만해도 삭신이 무너져 내리는 느낌"이라고 큰 성공을 거뒀지만 그 과정은 무척 힘들었음을 드러냈다.
에미상 수상으로 부담감이 더 커졌을까? 그는 “창작자로서 부담감은 친구처럼 지고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시즌1도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부담감을 갖고 작업했다. 부담이 동력이 되기도 했다. 에미상 수상 소감에서 시즌2로 돌아오겠다고 한 것도, 스스로에겐 부담스런 이야기인데, 부담을 일부러 준 것이다. 그렇게 (부담은 평생) 받아들이면서 산다”고 했다.
작업 진행 상황을 묻자 그는 일단 시즌2에 나올 게임은 다 만들었다고 했다. "그는 어떤 게임인지는 공개하기 힘들다"며 "혹시나 제가 술자리에서 실수로 떠들더라도 제 입을 막아달라. 기사화화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에미상에서 한국배우 최초로 여우단역상을 수상한 이유미는 시즌1에서 죽었다. 시즌2에 다시 나올 가능성이 있을까? 그는 “이렇게 될지 모르고, 사랑받는 배우들을 다 죽여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죄송합니다. 요즘 고민 중이다”이라고 답했다.
'오징어 게임'은 해외 배우들 사이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다. 시즌2에 해외 유명 배우가 나올 가능성은 없을까? 그는 "시즌2도 무대가 한국이라서 유명 해외배우가 나올 가능성은 없다"고 단언했다.
그는 “이젠 다 잊고 집필 작업에 매진하고자 한다”며 “최선을 다하겠다. “문자 답장 안해도 이해를 해달라”고 당부했다. “한창 글 쓰다 왔는데 리듬이 깨졌다. 다시 글 안으로 들어가야 한다. 다음 작품으로 좋은 모습 보여주고, 실망시키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부연했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