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남미 이어 ARM 있는 英 방문… 반도체 M&A 속도내나

      2022.09.18 18:42   수정 : 2022.09.18 18:42기사원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8·15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복권된 이후 국내외 사업장을 잇따라 방문하는 등 광폭 행보를 이어가면서 '뉴 삼성' 비전을 구체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엘리자베스 2세 여왕 국장기간에 영국을 찾은 이 부회장이 글로벌 반도체 설계 업체인 ARM 인수를 공식화할지 주목된다. 또 170억달러(약 21조원) 규모의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 제2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 착공식 참석 여부도 관심사다.



■해외출장에 M&A 논의 주목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지난 주말 영국을 방문해 해외 현장경영을 이어갔다.

추석연휴 기간 멕시코·파나마 등 중남미에 이어 영국을 찾으며 현지 사업장을 점검하는 한편, 각국에 '2030 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 지지를 요청했다.
재계는 이 부회장의 해외출장을 놓고 투자 및 대형 인수합병(M&A) 구상을 구체화하는 수순으로 해석하고 있다.

무엇보다 영국에는 글로벌 반도체 설계 기업 ARM이 있다. 삼성전자가 연초 대형 M&A 계획을 공식화한 이후부터 ARM은 유력한 M&A 후보군으로 거론돼왔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6년 자동차부품업체 하만을 인수한 이후 6년간 조 단위 M&A 실적이 없다. ARM은 컴퓨터의 중앙처리장치(CPU), 스마트폰의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등 IT기기의 '두뇌'로 불리는 칩 설계 핵심기술을 보유한 기업이다. ARM은 자체적으로 반도체 아키텍처를 구축한 후 라이선스를 판매해 수익을 낸다. 삼성전자의 모바일 AP '엑시노스'도 ARM의 설계기술에 기반한다.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사업에선 대만 TSMC에 이어 점유율 2위지만, 반도체 칩을 설계하는 기술은 비교적 경쟁력이 뒤떨어진다. 올해 2·4분기 기준 글로벌 모바일 AP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7.8%로 5위에 머물렀다. 삼성전자가 시스템반도체에 막대한 투자를 쏟고 있는 가운데 ARM 인수가 현실화될 경우 세계 최고 수준의 반도체 설계·생산 기술력을 확보할 수 있다.

이 부회장은 이번주 미국으로 건너가 22일 재판 참석 전 마지막 해외일정을 소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부회장은 삼성전자가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짓고 있는 170억달러 규모의 제2파운드리 공장 착공식에 참석할 것으로 전망된다. 재계 관계자는 "10월 25일 고 이건희 삼성 회장 2주기, 11월 1일 창립기념일 등 주요 일정에 맞춰 이 부회장이 연내 뉴 삼성 비전 실현에 대한 구상을 밝힐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주요 계열사 사업장 연쇄방문

이 부회장은 특별사면 다음 날인 지난달 16일 빌 게이츠 빌앤드멀린다게이츠재단 이사장과의 만남을 시작으로 경영활동을 재개했다. 이후 삼성 주요 계열사 사업장을 잇따라 방문하며 본격적인 현장경영을 시작했다. 지난달 19일 삼성전자 기흥캠퍼스에서 열린 차세대 반도체 연구개발(R&D)단지 기공식 참석을 시작으로 삼성엔지니어링 글로벌엔지니어링센터(GEC),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 삼성SDS 잠실캠퍼스 등을 찾았다. 총수 공백이 길어진 상황에서 사업현황을 점검하며 그룹 컨트롤타워 재건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임직원들과 소통 행보를 강화하며 사기 진작에도 나서고 있다. 이 부회장은 '워킹맘' 직원들과 간담회를 열어 고민을 듣거나 본인 및 가족이 코로나에 확진돼 재택근무 중인 직원들을 영상통화로 연결해 격려하기도 했다.
특히 직원들의 기념촬영 요청에도 적극 응하며 격의 없는 스킨십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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