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기업 해외 성공조건은 현지 룰 따르는 것" 실리콘밸리 대사의 조언

      2022.09.19 16:34   수정 : 2022.10.07 06:31기사원문

【실리콘밸리(미국)=홍창기 특파원】

"한국 기업들이 이 곳 실리콘밸리 뿐 아니라 해외 각지에서 성공하려면 한국의 룰을 버리고 현지의 문화와 룰을 따라야 한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스타트업 컨설팅 회사인 '10X 이노베이션랩' 최고경영자(CEO)인 클라우스 베하게(Klaus Wehage)가 실리콘밸리와 해외 각지에서 성공하려는 한국 기업들에게 건넨 조언이다. 베하게는 '실리콘밸리 대사'라는 별명으로 전 세계 50개국 2000명의 창업자와 기업가를 멘토링하는 실력자로 최근에 미국 최대 이동통신사 AT&T에서 최연소 지역 부사장 중 한 명이었던 기업가 애런 맥대니얼과 함께 '글로벌 클래스'(Global Class)라는 책을 펴냈다.

파이낸셜뉴스는 베하게를 만나 베하게가 생각하는 실리콘밸리와 해외에서의 성공 조건을 들어봤다.



그는 자신의 책 제목처럼 다양한 사고체계에 적응하면서 성공적으로 글로벌하게 성장한 기업을 '월드 클래스'(World Class)가 아닌 '글로벌 클래스'라고 정의했다. 베하게는 '글로벌 클래스'를 위해서 기업들이 현지화 방식을 찾을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베하게는 "기업을 초기에 성공으로 이끌었던 방식을 다른 국가에서도 고집하면 실패할 수밖에 없다"며 발빠르게 현지화한 기업의 성공 사례를 설명했다. 그는 글로벌 인맥사이트 기업 링크드인의 일본 사업 전개 사례를 예로 들었다. 베하게는 "링크드인 조차 일본에서 고용을 다르게 하며 일본 사회에 녹아들었다"고 전했다.

그는 케첩으로 유명한 세계적인 식품 기업 하인즈의 남미 진출 사례도 글로벌 클래스의 또 다른 성공사례로 들었다. 하인즈가 브라질에 진출하면서 그들의 문화에 맞게 케첩 뚜껑이 밑에 달려있는 케첩으로 혁신을 불러왔고 이를 다른 국가에서도 적용해 오늘날의 하인즈 케첩 용기가 탄생했다는 것이다.

그는 글로벌 클래스 기업들도차 해외에 진출할 때 현지화를 치열하게 고민하는 만큼 해외에서 성공하려는 한국 기업들에도 이 같은 자세는 필수라고 강조했다.

베하게는 "'글로벌 클래스'는 각 나라의 고유 문화를 이해하는 것이다"면서 "글로벌 클래스가 되려면 현지에 맞는 고용을 하고 빠르게 움직일 수 있는 애자일(Agile) 조직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한국기업들에 대한 애정어린 조언도 빼놓지 않았다.

베하게는 한국 스타트업들이 글로벌 시장을 고려하지 않고 한국시장에 집중하는 경향을 연구를 통해 봐왔다고 전했다. 그는 "이는 해당 기업이 해외 조직으로 거듭나는 것을 더 어렵게 만든다"고 했다. 베하게는 "한국 본사 사고방식을 해외에 있는 지사에 지시하는 방식으로 해외에서 성공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고 말했다. 해외 지사에 과감한 자율성을 부여해야 한다는 것이다.

베하게는 글로벌 기업들의 전략은 다르지만 '인터프리뉴어'(INTERpreneurs)가 있다고 정의했다. 그는 "인터프리뉴어는 기업을 글로벌하게 성장시키는데 촉매제 역할을 했던 이들을 일컬어 우리가 만든 말이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글로벌 기업 리더들은 현지화 뿐 아니라 소비자들의 의견을 경청해 변해야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잘 찾는다"고 덧붙였다.



theveryfirst@fnnews.com 홍창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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