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성희롱·금품수수…기강해이 도 넘은 공직사회

[파이낸셜뉴스] 음주운전과 성희롱 등 일부 공무원들의 일탈 행위가 끊이지 않으면서 공직자들의 복무기강 해이가 도를 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 6월 택시를 들이받고 뺑소니를 친 것도 모자라 두 달 뒤 음주운전을 한 40대 제주시 공무원이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사실이 알려져 공분을 샀다.

공무원 A씨는 지난해 9월 제주의 한 도로에서 술에 취한 상태로 운전을 하던 중 2차로에 있던 택시를 들이받아 택시기사와 택시승객에게 각각 2주의 상해를 입히고 도주한 혐의를 받았다.

A씨는 사고 두 달 후인 지난해 11월 또다시 음주 상태로 8㎞ 가량 차량을 몬 혐의도 받았다.

제주지방법원 형사3단독 강란주 판사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음주운전) 등 혐의로 A씨에게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또 올해 2월 인천의 한 교육지원청 사무실에서 한 남자직원이 주말 초과 근무 중이던 부하 여직원을 강제로 추행한 혐의로 검찰에 송치되는 등 공직사회 전반에 걸쳐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2016년 이후 행안부 공무원 108명 징계

지난 2016년부터 지난 8월까지 징계를 받은 행정안전부 소속 공무원은 본부·소속기관을 합해 총 108명에 이른 것으로 파악됐다.

20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정우택 국민의힘 의원이 행안부로부터 제출받은 공무원 징계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6~2021년 행안부 소속 징계공무원 수는 10~19명으로 매년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올 8월까지 징계를 받은 공무원은 금품수수·불법 온라인게임 등을 포함해 11명에 달한다.

징계 사유는 음주운전이 26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올해에는 3건이 있었는데 이들은 정직 1~3개월의 징계를 받았다. 이 외에도 추행 등 성 비위 사례는 14건이며 폭언·폭행 8건, 공금횡령 6건, 금품·향응 수수는 5건 등 비위 사례가 다양했다.

정 의원은 "국정운영의 중추 부처인 행안부에서 올해 고위공무원이 복무규정위반으로 해임되고 작년에는 중간관리자가 초과근무수당 부당수령으로 해임되는 등 복무 기강 해이가 도를 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시효 확대·임용 배제 등 징계 강화"

이에 따라 인사혁신처와 교육청 등은 청렴한 공직사회 구현을 위해 징계시효를 확대하거나 포상을 주요직 임용에서 배제하는 등 징계 수준을 강화해 나가는 모습이다.

하지만 과거에도 공직자들의 비위가 일어남에 따라 징계를 강화했음에도 공직사회에 일탈이 이어졌다는 점에서 과연 징계 강화 효과가 나타날 지는 미지수다.

인사혁신처는 지난 7일 '2022년도 징계업무편람'을 3년 만에 개정, 60개 행정기관에 배포한다고 밝혔다. 이번 개정에는 △성비위 징계시효 확대(3년→10년) △갑질 비위 징계기준 신설 등의 규정이 반영됐다.

박순애 전 교육부장관의 '만취운전 사태'로 논란이 됐던 교육청은 올 1월부터 시행한 음주운전 징계자에 대한 교장 임용 영구 금지 조치와 관련해 내년부터는 그 대상을 교감급까지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e-mail] 배한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