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위직원이라 몰라" vs "같이 골프쳤다" 검찰이 공소장 적시한 이재명 기소 쟁점은
2022.09.20 16:15
수정 : 2022.09.20 17:15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최근 검찰이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재판에 넘김에 따라 기소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검찰이 이 대표와 고(故)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1처장의 관계를 공소장 분량 대부분에 규명한 만큼 이 대표가 법정에서도 김 전 처장과의 관계를 모르쇠로 일관할 지 주목된다.
20일 이 대표 공소장에 따르면 검찰은 이 대표가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과 관련해 김 전 처장을 몰랐다는 발언과 백현동 용도변경 특혜 의혹에 대해 '국토교통부가 협박했다'는 발언을 거짓이라고 적시했다.
■檢 "김문기에게 지속적 보좌 받아..모두 거짓 발언"
앞서 이 대표는 지난해 12월 22일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에 출연해 성남시장 시절 같이 일한 김 전 처장을 알았냐는 질문에 "모른다"는 취지로 답했다가, 이후 해외에서 함께 찍은 사진이 공개돼 시민단체로부터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며 고발됐다. 대장동 의혹의 핵심 인물인 김 전 처장은 같은해 12월 21일 성남도시개발공사 사무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김 전 처장 유족은 이 대표와의 친분 관계를 뒷받침하는 사진 등 증거를 검찰에 제출한 상태다.
아울러 이 대표는 경기 성남 백현동 한국식품연구원 부지 용도변경 특혜 의혹과 관련해 "국토부가 직무 유기로 문제 삼겠다고 성남시를 협박해서 어쩔 수 없이 용도변경을 해줬다"고 발언해 허위사실을 공표했다는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대장동 의혹 허위 발언 혐의를 두고 "이 대표가 성남시장으로 당선되기 전부터 김 전 처장과 알고 지냈고, 성남시장 재직 당시에서 9박11일 동안 함께 호주 등으로 공무 국외출장을 다녀왔다"고 적시했다.
검찰은 "이 대표가 김문기 전 처장과 호주-뉴질랜드 해외출장 당시 골프를 치는 등 공식 일정 이외의 일정을 함께 했다"고도 명시했다.
이 대표가 대장동 의혹에 연루된 사실을 없애기 위해 김 전 처장과의 관계를 부인한 것으로 검찰은 판단하고 있는 것이다.
검찰은 공소장에 "이 대표로서는 대장동 개발사업 추진 과정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한 김 처장 등과의 밀접한 업무 관련성이 확인되는 경우 관련 비리 의혹의 최종적인 책임이 피고인에게 있다는 비판적 여론이 형성되고, 당선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었으므로 연관성을 차단해 비난 여론이 확산되는 것을 막고자 했다"고 썼다.
이와 별도로 검찰은 이 대표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국토부 협박 때문에 용도 변경해준 것"이라는 발언도 사실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검찰은 공소장을 통해 "이 대표는 국토부로부터 백현동 용도변경의 경우 혁신도시법상 의무조항이 적용되지 않고 오히려 성남시가 자체적으로 결정할 사안이라는 회신을 받았을 뿐 4단계 용도지역 변경을 하라는 지시나 압박을 받은 적이 없다"며 "이 대표가 먼저 자체적으로 4단계 용도지역 변경을 검토해 내부 방침으로 정한 후 그에 따라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검찰은 공공기관 이전 관련 협조 공문을 받은 28개 지자체 중 부지 용도를 4단계 상향한 곳은 성남시뿐이라고 적시했다.
■이 대표 측 "기소 위해 짜맞춘 내용"
이 대표 측이 공소장에 대해 "기소를 위해 짜맞춘 내용"이라며 반발한 만큼 재판에서 검찰의 증거와 논리를 어떻게 반박할지 주목된다.
현행 공직선거법은 선거범으로 1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을 선고 받고 그 형이 확정된 후 5년이 지나지 않은 사람은 선거권·피선거권이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국회법에서 의원이 법률에 규정된 피선거권이 없게 됐을 때는 퇴직한다고 정한 만큼 이 대표가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을 확정받는다면 의원직은 박탈된다. 대권을 꿈꾸는 이 대표로서는 정치적 타격을 불러올 수 있는 관계로 법리 방어에 사활을 걸어야 하는 상황이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