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데믹 준비못한 유럽 최대 허브공항...인천공항과 대비
2022.09.21 14:29
수정 : 2022.09.21 14:40기사원문
【암스테르담(네덜란드)=김영권 기자】19일(현지시간) 찾아간 네덜란드 스키폴 공항은 최근의 '수하물 분실', '무한 대기' 등 악명과는 달리 어느정도 정리된 모습이었다. 탑승까지 최대 4시간이 걸린다는 말이 나와 일찍 수속을 시작한 영향이었는지 게이트 도착까지 걸린 시간은 2시간이 채 되지 않았다. 우려와 달리 귀국후 함께 도착한 수하물도 확인할 수 있었다.
올해 들어 스키폴 공항은 주요 국가의 코로나 엔데믹 전환에 따른 방역 완화 등으로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여객이 급격히 회복하고 있다.
국제공항협의회(ACI)에 따르면 스키폴 공항은 직접 연결성 순위에서 유럽내 1위이며 허브 연결성 순위에서는 전세계 5위를 기록했다.
직접연결성 순위는 취항도시 및 취항편수 기준으로 산출하며 허브 연결성은 직접연결성 및 환승 편의성 등을 고려해서 산출한다.
스키폴공항의 직접연결성은 2019년 대비 90% 수준까지 회복한 상황이다. 프랑크푸르트(79%), 파리(82%) 등 역내 공항 대비 대단히 빠른 편에 속한다. 항공여객의 경우 2022년 7월 518만명을 처리해 2019년 동월 대비 77% 수준까지 회복했다.
검역완화 등의 긍정적 움직임을 발판으로 국적 항공사인 KLM 및 저비용항공사(LCC) 등을 중심으로 공격적인 네트워크 회복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2018년 기준 총 여객 7100만명중 환승객은 2600만명으로 36.6%에 달한다.
또한 환승 및 네덜란드 방문 수요 유치를 위해 항공사는 물론 네덜란드 관광 및 컨벤션청(NBTC), 네덜란드 투자진흥 네트워크(NFLA) 등과 협업해 공격적 수요증대 마케팅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힘입어 2022년 여객실적은 코로나 상황에 따라 최대 2019년의 85% 수준인 6000만명까지 회복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단기간의 여객 급증으로 인한 파열음도 곳곳에서 들리고 있다. 무엇보다 코로나가 장기화되는 과정에서 보안검색 등 인력들이 급감한 영향이 컸다. 이로 인해 항공기를 타려는 승객들이 일찍 공항에 도착해도 탑승수속을 마무리하지 못하고 대기하기 일쑤였고, 일부는 항공기를 놓치는 사례마저 나타났다. 때문에 네덜란드 현지 가이드들은 과거 2시간 정도로 얘기하던 스키폴 공항 대기시간을 최근에는 3시간에서 4시간 전에 미리 도착해야 한다고 안내하고 있다.
암스테르담의 한 한국인 가이드는 "최근 사람들이 몰릴때는 탑승수속을 위해 공항 밖까지도 긴 줄이 늘어선 적이 있다"면서 "귀국날 일정의 경우 빠듯하게 움직이기 보다 넉넉하게 3시간 이상 여유를 두고 공항에서 미리 대기하고 있는게 안전하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물류 부문에서도 고된 업무를 이유로 수하물 분실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는 이같은 인력난을 단기간에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사실상 없다는 점이다. 기존에 근무하다가 떠난 인력들은 이미 새로운 직장을 찾았는데 동일한 임금으로 더 고된 일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인력 다수를 충원하기가 쉽지 않다는 설명이다. 이 때문에 스키폴공항은 현재 궁여지책으로 슬롯을 제한하는 등으로 여객수를 제한하고 있다.
이는 인천국제공항과는 대비되는 모습이다. 인천공항은 코로나 장기화로 전년대비 여객이 90% 감소하는 상황에서도 엔데믹 시대 여객수요 회복과 일자리 창출을 위해 기존 인력을 95% 이상 유지하고 있다.
앞으로 우리나라를 비롯한 주요국의 방역기준 완화와 글로벌 경기 회복으로 여객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양질의 서비스 제공이 기대되는 이유다.
이와 관련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최근 ACI로부터 전 세계 공항 가운데 처음으로 고객만족 부문 최고등급인 '5성급' 공항을 인증받기도 했다.
kim091@fnnews.com 김영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