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운의 역작' LG 롤러블폰 써보니…"펼치면 7.4형 태블릿"

      2022.09.23 05:00   수정 : 2022.09.23 05: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LG전자의 휴대폰 사업 철수로 끝내 시장에 출시되지 못한 '롤러블폰'을 실제 사용한 유튜브 영상이 화제다.

최근 폴더블(접는) 폰을 시작으로 다양한 폼팩터(형태)의 스마트폰이 속속 등장하는 가운데 옆으로 둘둘 말리는 형태의 최초 롤러블폰은 '비운의 역작'으로 업계에서 회자되고 있다.

화면 밀면 디스플레이 옆으로 확장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정보기술(IT) 기기 전문 유튜브 채널 ‘뻘짓연구소’는 최근 한 구독자가 빌려준 LG 롤러블폰 시연 영상을 채널에 올렸다.

화면을 펼치지 않았을 때는 6.8형 크기로, 바 형식의 일반 스마트폰과 유사했다. 손가락을 화면에 대고 우측으로 밀거나 사이드에 배치된 버튼을 누르면 디스플레이가 옆으로 펼쳐져 확장된다.
7.4형 크기로 성인 남성이 손가락을 최대한 펼치면 한 손으로 들 수 있는 정도다.


유튜버는 "화면이 가로로 늘어나 비율이 1.5 대 1이 되는데, 은근히 괜찮다. 유튜브를 보게 되면 태블릿 UI로 자동으로 바뀐다"며 "영상을 가로로 시청할 때 위아래 레터박스가 생기긴 하지만, 영상 보기가 상당히 깔끔하다"고 평가했다. 메인 화면에 있는 애플리케이션들도 롤러블을 적용하면 화면 크기에 맞게 자동으로 확대됐다. 무게는 285g으로, 일반 스마트폰 대비로는 무거운 편이지만, 갤럭시Z폴드4(263g), 아이폰 14 프로 맥스(240g) 등의 무게를 감안하면 화면 크기 대비 가벼운 것이라고 유튜버는 설명했다.

그는 소음과 주름에 대해서는 "모터가 안쪽에 있어서 변환 시 소음과 진동이 조금 있다. 다만 크게 신경 쓸 정도는 아니다"라면서 "바형으로 쓸 때 계속 구부러져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빛에 노골적으로 비추면 주름이 잘 보이긴 하지만 직접적으로 빛에 닿지 않고 영상을 보거나 할 때는 크게 느껴지지 않을 정도"라고 언급했다. 이어 "촉감은 약간 우글거리는 느낌이 당연히 있다"면서도 "화면 크기나 비율에서 오는 장점이 상당히 괜찮다"고 했다.

1000개 부품 조립...한정수량 개발

LG전자는 지난 2020년 1월 'CES 2021' 행사에서 'LG 롤러블'의 티저 영상을 처음으로 공개하고, 2021년 5월 국립전파연구원으로부터 전파 인증을 받으며 시장 출시 초읽기에 들어갔지만, 휴대폰 사업 철수 결정으로 결국 빛을 보지 못했다.

LG전자는 제품 상장에 동봉된 ‘세계 최초의 롤러블폰을 드리며’라는 제목의 편지에서 "세계 최초의 롤러블폰을 드리며. 이 폰은 혁실을 통한 창조, 꿈을 현실로 바꾸기 위해 LG의 기술 역량을 집중해 상상을 현실로 만든 세계 최초의 롤러블폰이자, LG스마트폰의 마지막 작품입니다”이라고 밝혔다.

이어 "LG를 사랑하고 응원해 주신 귀한 분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자, 연구원들이 1000여개의 부품을 일일이 조립하고, 한정된 수량만 생산해 이 폰을 드립니다. 롤러블폰을 개발한 도전 정신과 혁신 역량은 LG의 전사업 부문으로 이어져 고객에게 더 나은 삶을 위한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할 것입니다. 앞으로도 많은 애정과 관심으로 LG와 함께해 주시기 바랍니다”고 적혔다. 당시 LG전자는 한정 수량으로 롤러블폰을 제작해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추첨을 진행해 제품을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외에선 LG전자 롤러블폰을 이은 다양한 폼팩터의 스마트폰이 속속 개발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DSCC는 내년 23종의 폴더블 스마트폰이 출시될 것으로 전망하면서 최초의 롤러블 스마트폰도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내다봤다. 갤럭시Z폴드를 시작으로 폴더블폰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삼성전자도 새로운 형태의 스마트폰 출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전자 MX사업부 전략제품개발팀장 최원준 부사장은 이달 초 열린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 'IFA 2022'에서 롤러블폰과 화면이 옆으로 늘어나는 슬라이더블폰 등을 개발 중이라고 언급했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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