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신이 기억될 수 있도록" 바비톡, 소방관 화상 흉터 치료 나선 이유는
2022.09.26 13:55
수정 : 2022.09.26 13:55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상처는 사라지더라도 그 헌신이 영원히 기억될 수 있도록."
미용의료 정보 애플리케이션(앱) 바비톡의 캠페인 소개 영상 중 한 구절이다. 바비톡은 소방관들에 대한 처우 및 사회적 인식 개선을 위해 이용자와 함께하는 사회적 책임(CSR) 캠페인을 실시하고 있다. 캠페인 명은 '히어로(영웅) 패턴.' 소방관들의 피부 복원 수술을 지원하고, 이들의 헌신과 희생을 널리 알리겠다는 의지다.
유두호 바비톡 최고마케팅경영자(CMO)는 26일 파이낸셜뉴스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히어로 패턴' 캠페인 관련 "치료 목적으로서 성형이 정말 필요한 이들의 이야기를 전달하고 싶었다"고 전했다.
바비톡이 주목한 부분은 소방관들 화상 흉터 성형 치료다. 화상 치료 비용은 국가가 지원하지만, 화상 흉터의 성형 치료는 비급여(의료 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피보험자가 모두 부담해야 하는 의료비) 항목이기 때문이다.
유 CMO는 "성형에 대한 대중의 막연한 거부감이 있다는 것을 안다"면서도 "그런 사회적 편견을 깨기 위해 치료 성형에 주목하기 시작했고, 그 과정에서 소방관분들의 흉터 치료가 비급여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에 캠페인의 일환으로 공상(공무 중 부상을 입은) 소방관을 몇몇 선정해 화상 흉터 치료 및 피부 재건술 비용을 지원하기로 했다.
유 CMO는 "소방동우회를 통해 소방관들과 접촉할 수 있었고, (흉터에 대해) 밖에선 영광의 상처라고 하지만 부끄럽다는 이들도 만났다"며 "수영장을 가거나 가족사진을 찍고 싶다거나 하는 소소한 희망을 이뤄드리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캠페인의 또 다른 핵심 프로그램은 오프라인 전시회다. 박지숙 서울교육대학교 미술교육과 교수와 박현성 작가가 참여해 소방관의 희생과 그로 인해 생긴 흉터를 주제로 전시를 꾸렸다.
이중 박 교수는 전시를 통해 소방관들의 흉터 속 패턴을 강렬하게 표현한 그림을 총 3점 선보였다. 작품명은 △연결 △화염 △흔적이다.
성형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그에게 진입 장벽이 되기도 했다. 박 교수는 "첫 제안을 받았을 때 차라리 공익 광고였으면 마음이 편했을 것 같단 생각을 했다"며 "교사를 양성하는 교육자의 입장에서 성형을 부추기는 사람이 될까봐 고민했지만, 기획 의도를 보고 그렇지 않을 것 같다고 이해했고 관계자들과 만남을 가지면서 편안하게 작업할 수 있다"고 전했다.
박 교수는 소방관들의 상처를 사실적으로 그려내지는 않았다. 가슴 위의 상처를 승자들이 받는 '훈장'처럼 묘사하는 등 패턴과 질감을 강조해 은유적으로 나타냈다.
그는 "소방관들의 기록을 읽어보며 똑같은 상황이 하나도 없다는 것에 놀랐다"며 "한 달 간 말도 하지 않을 정도로 그 상황에 공감하며 작품을 작업했고, 관객들도 이 같은 감정에 공감하길 바랐다"고 설명했다.
바비톡은 이용자들에게 히어로 패턴 캠페인을 소개하고 기부 참여를 독려하는 웹페이지도 열었다. 이용자들이 '응원하기' 버튼을 누르면 1건 당 2000원이 소방관들에게 기부되는 방식이다. 바비톡은 오는 10월 15일까지 기부 웹페이지를 운영할 계획이었으나, 현재 총 목표 금액(소방관 화상 흉터 치료 및 피부 재건술 비용)인 1억 원을 조기 달성한 상태다.
유 CMO는 이번 캠페인이 바비톡이라는 브랜드 변화의 첫 걸음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소방관들을 일회성으로 치료해주는 데서 끝나지 않고, 장기적으로는 그들이 어떤 어려움을 가지고 있는지 알릴 수 있는 마중물 역할을 하고 싶다"며 "앞으로 바비톡이라는 브랜드 지향점도 어떤 결과를 취한다기 보단 사회적 가치에 기여한다는 데 초점을 두고 싶다"고 덧붙였다.
soup@fnnews.com 임수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