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한바퀴' 돈 尹대통령, 성과도 있지만 논란도 상당
2022.09.25 17:11
수정 : 2022.09.25 20:36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고(故)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 장례식과 첫 유엔총회 참석, 한·캐나다 정상회담 등을 마치고 지구 한바퀴를 도는 5박7일간의 순방을 마무리했다.
윤 대통령의 국제사회 무대 공식 데뷔와 한국산 전기차에 미국이 보조금 지급을 제외하도록 한 인플레 감축법(IRA) 입장 조율, 한미 통화스와프 포함 금융 유동성 공급 협력 강화, 캐나다와 광물 공급망·인공지능(AI) 협력 강화 등이 이번 순방의 성과로 꼽힌다.
그러나 출발 전 공식화했던 한미 정상회담이 사실상 불발됐고, 한일 정상회담도 약식회담 성격으로 우여곡절 끝에 열렸지만 저자세 논란이 제기됐다.
대통령실은 25일 윤 대통령의 영국·미국·캐나다 순방 주요 성과에 대해 △'자유를 위한 국제연대 강화' 대외정책 핵심기조 각인 △美·日·獨 정상과의 협의를 통한 주요 현안 해결 및 신뢰 구축 도모 △'세일즈외교' 본격화: 첨단산업과 스타트업 투자 유치 △핵심 광물 및 반도체 등 첨단산업 공급망 강화 △과학기술과 미래성장산업의 협력 기반 구축 이라고 밝혔다.
이 가운데 한미 정상간 확인으로, IRA에 대한 조율이 이뤄져 미국 중간 선거 이후 미 행정당국이 시행령 개정 등을 통해 한국에 불리한 조항을 조정할 여지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아울러 고환율 위기 속에 한미 양국이 통화스와프 등 유동성 공급장치를 포함한 금융 안정화에 실질적으로 협력키로 했다.
일본과는 2년9개월 만에 약식이나마 정상회담을 열어 관계 개선의 전기를 마련하면서 한·일 양국은 앞으로 외교당국간 협의는 물론 정상차원의 지속적인 소통도 강화키로 했다.
윤 대통령은 독일과 정상회담을 통해 공급망 협력 강화를, 캐나다와의 정상회담을 통해선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로 격상해 향후 공급망·AI·인적교류 확대 등의 실질적 성과를 내놨다.
반면 이번 순방을 통해 한·미 정상간 만남 형식을 비롯해 한일 정상 약식회담의 성사 과정에서 나온 저자세 논란, 영국에서의 참배 취소 논란, 윤 대통령의 비속어 발언 등 산발적인 이슈가 잇따랐다는 점이 오점으로 남았다.
우리 측의 한·일정상회담 개최 발표에 불쾌감을 드러냈던 일본 측이 한·일정상회담에 부정적으로 나서면서 결국 윤 대통령이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있는 곳을 찾아가는 형식으로 두 정상간 만남이 이뤄졌다.
하지만 일본 측은 국기와 테이블도 제대로 마련하지 않아 결과적으로 2년9개월만에 이뤄진 한·일 정상간 만남은 30분간 만남에도 약식 회담이 됐다.
이후 윤 대통령은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의 정상회담을 무난히 마쳤으나 바이든 대통령과의 만남 과정이 삐걱거리면서 한·미 정상간 만남이 인사 형식의 환담에 머물렀다.
바이든의 정치일정으로 각종 정상회담 일정이 미뤄지면서 급하게 잡힌 윤 대통령의 글로벌펀드 제7차 재정공약회의 참석 일정에서 두 정상은 조우했지만 48초간 얘기를 나눌 뿐이었다. 여기에 행사장을 나서면서 국회를 겨냥한 "이XX들"이란 비속어 논란까지 더해지면서 윤 대통령을 겨냥한 공세가 국내외적으로 잇따랐다.
이에 따라 IRA 조율로 미국 11월 중간선거 이후 어떤 결과가 가시화 되느냐와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보상 문제 조정 등 후속조치를 어떻게 취하느냐에 따라 이번 순방의 평가가 바뀔 것으로 보인다.
이를 의식한 듯 전날 밤 도착 전 윤 대통령은 지난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NATO) 순방 당시와 달리 기내간담회를 갖지 않은 채 기자들과 짧은 인사로 갈음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