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와 IRA 조율·유동성 협력 약속… 캐나다 광물 공급망 확보

      2022.09.26 05:00   수정 : 2022.09.26 05:00기사원문
윤석열 대통령이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 장례식과 첫 유엔총회 참석, 한·캐나다 정상회담 등을 마치고 지구 한바퀴를 도는 5박7일간의 순방을 마무리했다.

윤 대통령의 국제사회 무대 공식데뷔와 한국산 전기차에 미국이 보조금 지급을 제외하도록 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관한 입장 조율, 한미 통화스와프를 포함한 금융 유동성 공급 협력 강화, 캐나다와 광물 공급망·인공지능(AI) 협력 강화 등이 이번 순방의 성과로 꼽힌다. 그러나 출발 전 공식화했던 한미 정상회담이 사실상 불발됐고, 한일 정상회담도 약식회담 성격으로 우여곡절 끝에 열렸지만 저자세 논란이 제기됐다.

여기에 윤 대통령의 비속어 발언 논란까지 터지면서 지엽적인 이슈가 이번 순방을 뒤덮었다.

대통령실은 25일 윤 대통령의 영국·미국·캐나다 순방 주요 성과에 대해 △'자유를 위한 국제연대 강화' 대외정책 핵심기조 각인 △미국·일본·독일 정상과의 협의를 통한 주요 현안 해결 및 신뢰 구축 도모 △'세일즈외교' 본격화: 첨단산업과 스타트업 투자 유치 △핵심 광물 및 반도체 등 첨단산업 공급망 강화 △과학기술과 미래성장산업의 협력기반 구축이라고 밝혔다.


이 가운데 한미 정상 간 확인으로 IRA에 대한 조율이 이뤄져 미국 중간선거 이후 미국 행정당국이 시행령 개정 등을 통해 한국에 불리한 조항을 조정할 여지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아울러 고환율 위기 속에 한미 양국이 통화스와프 등 유동성 공급장치를 포함한 금융안정화에 실질적으로 협력하기로 했다.

일본과는 2년9개월 만에 약식이나마 정상회담을 열어 관계개선의 전기를 마련하면서 한일 양국은 앞으로 외교당국 간 협의는 물론 정상 차원의 지속적인 소통도 강화하기로 했다.

윤 대통령은 독일과 정상회담을 통해 공급망 협력 강화를, 캐나다와의 정상회담을 통해선 '포괄적 전략동반자 관계'로 격상해 향후 공급망·AI·인적교류 확대 등의 실질적 성과를 내놨다.

반면 이번 순방을 통해 한미 정상 간 만남 형식을 비롯해 한일 정상 약식회담 성사 과정에서 나온 저자세 논란, 영국에서의 참배 취소 논란, 윤 대통령의 비속어 발언 등 산발적인 이슈가 잇따랐다는 점이 오점으로 남았다.

우리 측의 한일 정상회담 개최 발표에 불쾌감을 드러냈던 일본 측이 정상회담에 부정적으로 나서면서 결국 윤 대통령이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있는 곳을 찾아가는 형식으로 두 정상의 만남이 이뤄졌다.

하지만 일본 측은 국기와 테이블도 제대로 마련하지 않아 결과적으로 2년9개월 만에 이뤄진 한일 정상의 만남은 30분간 만남에도 약식회담이 됐다.

이후 윤 대통령은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 정상회담을 무난히 마쳤으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만남 과정이 삐걱거리면서 한미 정상의 만남이 인사 형식의 환담에 머물렀다.

바이든의 정치일정으로 각종 정상회담 일정이 미뤄지면서 급하게 잡힌 윤 대통령의 글로벌펀드 제7차 재정공약회의 참석 일정에서 두 정상이 만나긴 했지만, 48초간 얘기를 나눴을 뿐이다.


여기에 행사장을 나서면서 국회를 겨냥한 "이XX들"이란 비속어 논란까지 더해지면서 윤 대통령을 겨냥한 공세가 국내외적으로 잇따랐다.

이에 따라 IRA 조율로 미국 11월 중간선거 이후 어떤 결과가 가시화되느냐와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보상문제 조정 등 후속조치를 어떻게 취하느냐에 따라 이번 순방의 평가가 바뀔 것으로 보인다.


이를 의식한 듯 전날 밤 도착 전 윤 대통령은 지난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순방 당시와 달리 기내간담회를 갖지 않은 채 기자들과 짧은 인사만 나눴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

Hot 포토

많이 본 뉴스